이스라엘 총선 야권 앞섰지만…정권교체는 안갯속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에서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권 연합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진영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개별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 진영 모두 안정적인 과반 확보가 불투명해 차기 정부 구성을 둘러싼 치열한 연립정부 협상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3은 아이젠코트 진영이 53석, 네타냐후 진영이 50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영방송 칸(Kan)은 각각 55석과 50석, 채널12는 52석과 50석을 예상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총 120석으로 과반 의석은 61석이다.
이스라엘 주요 방송사들이 이날 오후 10시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정당을 근소하게 앞서며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야권 전체 의석에서는 아이젠코트 진영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아랍계 정당들의 약진이다. 출구조사에서 아랍계 정당 2곳은 17~1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개표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확인되면 역대 최대 의석이다.
문제는 아랍계 정당의 지지가 곧바로 야권의 정권교체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아이젠코트와 일부 야권 정당들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아랍계 정당들의 지원에 의존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아랍계 정당을 제외하면 야권과 네타냐후 진영의 의석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다. 이후 약 3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가자지구 대부분이 폐허로 변하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정부의 안보 실패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아랍계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아랍계 시민들이 대거 투표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랍계 주민들의 높은 투표율을 두고 이들이 "선거를 훔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파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선거는 이스라엘의 향후 정치·외교 노선을 결정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민족주의 세력과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을 중심으로 재집권을 추진하면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 강화, 사법제도 개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군 참모총장 출신인 아이젠코트는 네타냐후 정부의 10·7 공격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과 국제사회에서 훼손된 이스라엘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특히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을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이젠코트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인물이기도 하다.
다만 이스라엘 출구조사는 과거 접전에서 실제 개표 결과와 차이를 보인 사례가 있어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공식 선거 결과는 29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