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지대에 장병 대신 로봇 투입" 차세대 화생방 유·무인복합체계 로드맵 시동
방사청, 北 화생방 5천톤 위협·인구 절벽 대응 'AI·드론 정찰차' 속도
28일 대전서 민·관·군 세미나 개최, 유·무인복합 방호체계 구축 시동.
오물풍선 등 후방 민간 테러 대비책 논의, 오염지역에 로봇 먼저 투입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분쟁 지역에서는 최근 드론을 활용한 변칙적 화학무기 공격이 실전에서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북한의 고도화된 비대칭 화생방 전력은 현실적인 가시적 위협임에 분명하다. 한반도 유사시 잠재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는 주변국의 대량살상무기(WMD) 리스크와 병역자원 감소라는 인구 절벽이 맞물린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이 인공지능(AI)과 드론·로봇을 융합한 차세대 유·무인 복합 방호체계 구축을 모색한다.
방위사업청은 28일 오전, 대전청사에서 합동참모본부, 각 군, 육군화생방학교,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 및 관련 방산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화생방 무기체계 발전방안 민·관·군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승호 방위사업청 화력사업부장은 "화생방 분야는 장병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영역으로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 발전이 중요하다"며 "민·관·군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래 전장에 대비한 첨단 화생방 유·무인복합체계를 차질 없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북한의 화학·생물학적 위협과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군 병력 감소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형 화생방 방호체계의 실질적인 전력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북한은 현재 약 2500~5000t에 달하는 화학·생물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사일이나 전술 드론 등 전통적인 군사 수단 외에도, 지난 2024년 감행된 대규모 오물풍선 살포 사례와 같이 후방의 민간 주거 지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변칙적 수단을 고도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능동적 대비 태세가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됐다.
세미나에서는 이 같은 비대칭 위협을 상쇄하기 위한 △미래 화생방 전력증강 방향 및 소요기술 확보 추진계획(로드맵), △인공지능(AI)과 드론·로봇 기반 화생방 유·무인복합체계 적용방안, △작전통제, 정찰·탐지, 제독·검증, 보호·해독 등 전 단계별 화생방 무기체계 발전전략을 집중 발표한다.
특히 미래 화생방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유·무인복합 화생방정찰차' 관련 핵심기술사업 추진현황과 기술 확보 계획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유·무인 복합 정찰체계는 화생방 오염이 의심되는 고위험 지역에 장병을 직접 투입하는 대신 민간의 첨단 AI 드론과 로봇 자산을 먼저 진입시켜 원격으로 정찰·탐지하는 메커니즘이다. 식별된 오염 정보는 전술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어 작전 장병의 위험 노출을 차단하고 군의 전투 생존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차세대 핵심 전력이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글로벌 전장에서 화생방 무기가 실제로 운용되며 현대전의 새로운 위협으로 재부각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드론을 활용해 참호 속에 고통을 유발하는 CS(최루가스) 및 화학 성분의 가스 수류탄을 무단 투하하는 변칙적 화학전을 감행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규탄을 받았다. 앞서 시리아 내전 당시에도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 거주 지역에 사린가스와 염소가스 등 치명적인 대량살상 화학무기를 살포해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낸 전례가 있다.
국방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와 그 투발 수단인 탄도미사일 역량 고도화에 대중적 시선이 집중된 사이, '가난한 자의 핵무기'로 불리는 생화학무기의 실전적 위험성이 한동안 과소평가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화생방 위협은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전구 개입 및 군사적 공조 가능성이 상존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이 여전히 독자적인 핵심 무기체계로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WMD 자산이다.
전문가들은 화생방전이 더 이상 국지적인 전선 전술에 그치지 않고 전후방을 동시에 타격하는 다영역 비대칭 테러 수단으로 공고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하며, 방사청이 추진하는 첨단 유·무인복합 방호 네트워크의 조기 전력화와 민·관·군 통합 방어망 확보가 한반도 전반의 잠재적 안보 리스크를 상쇄하는 필수적인 국방 과제라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