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공통 행정망에 'AI 주무관'… 제주대 자체 개발, 36개교 확대 검토
문서 요약·회신 작성 등 교내 시범운영
기존 행정시스템 교체 없이 기능 추가
자체 서버 활용… 전국 확대는 검토 단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대학교가 전국 36개 국공립대학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행정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한 '코러스 AI 주무관'을 자체 개발해 교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28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교직원들이 사용하는 국립대학자원관리시스템(KORUS·코러스)에 AI 기능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날 구축 결과 보고회와 시연회를 개최했다.
코러스는 전자문서와 인사·급여, 재정·회계 등 국립대학의 주요 행정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2017년 전면 개통됐으며 전국 국공립대학 교직원 약 5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여러 대학이 하나의 시스템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구조여서 개별 대학의 개선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다. 제주대는 코러스 자체를 변경하는 대신 이용자 화면에 별도의 AI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프로그램은 별도 사업비 없이 행정직원들이 기존 업무와 병행해 개발했다. 대학이 보유한 컴퓨팅 자원도 활용했다.
핵심 기능은 전자문서 처리 지원이다. 공문서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본문 요약과 맞춤법 점검, 문서 교정, 회신 초안 작성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접수된 문서는 긴급도에 따라 높음·보통·낮음으로 자동 분류하며 영어와 중국어 번역도 지원한다.
업무 분야별 AI 챗봇도 도입했다. 포털·업무관리, 인사·급여, 재정·회계 등 3개 분야의 업무 매뉴얼과 관련 법령을 바탕으로 담당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교직원이 업무 규정이나 처리 절차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매뉴얼을 일일이 검색하거나 다른 담당자에게 문의하는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다.
사용자 편의 기능도 개선했다. 처리할 업무를 한 화면에 보여주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탭 기능을 제공한다. 문서별 메모와 개인 일정·업무 관리, 결재선 자동 표시 등 기존 업무 과정에서 불편했던 기능도 보완했다.
행정정보 보호를 고려해 AI 처리 방식도 설계했다. 제주대는 챗봇에 활용하는 업무 매뉴얼에서 민감정보를 제거하고, 공문서 번역은 원문을 외부로 전송하지 않고 사용자 PC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생성형 AI 기능에는 외부 기업의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대학 자체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에서 구동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다. LLM은 방대한 문장 데이터를 학습해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AI 기술이다.
다만 자체 서버를 활용하더라도 AI가 작성한 문서의 정확성과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안정성은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특히 인사·급여와 재정·회계 등 민감한 행정정보를 다루는 만큼 AI의 답변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전 담당자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개발은 전국 대학이 사용하는 공동 행정시스템을 개별 대학의 기술과 인력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별도의 대규모 시스템 개편 없이 기능을 확장하는 방식이 다른 국립대학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제주대는 시범운영 과정에서 교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능을 개선하고, 향후 코러스를 사용하는 다른 국공립대학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국 확산을 위해서는 공동시스템과의 호환성, 정보보안, AI 처리 결과의 신뢰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