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법적 권리 부여 논의… 제주서 국제생태포럼 첫 개최
남방큰돌고래 대신 곶자왈 우선 검토
어업권 논란에 첫 지정 대상 재검토
제주특별법 개정안 국회 심사 보류
11월 5~7일 국제생태포럼서 논의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자연환경과 생물종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가 제주에서 국제적 논의 의제로 다뤄진다. 남방큰돌고래와 곶자왈의 생태법인 지정을 추진해 온 제주에서는 제도 도입과 주민 이해관계 조정이 과제로 남아 있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는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제주돌문화공원 일원에서 '2026 제주국제생태포럼'이 처음 열린다.
'자연의 서사와 사회의 재구성'을 주제로 제주도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지구와사람,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공동 주관한다. 국내외 정부·학계·기업·시민사회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여해 기후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핵심 의제는 자연의 권리와 생태법인이다. 생태법인은 숲과 강, 특정 생물종 등에 법인격을 부여해 법적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제도다. 자연을 대신해 권리를 행사할 주체와 보호 범위, 기존 재산권과의 관계를 정해야 한다.
제주는 남방큰돌고래를 국내 첫 생태법인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2024년 12월 당시 국회의원이던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관련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법안은 올해 3월 국회 심사에서 보류됐다.
정부는 기존 환경보호 제도와의 관계, 현행 법체계와의 정합성, 지역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정 대상도 쟁점이다. 위 지사는 지난 7월 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지정이 어업활동 제한과 주민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곶자왈 등 고정된 생태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곶자왈 역시 사유지가 포함돼 있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과 보전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생태법인 도입에는 법적 근거 마련과 함께 자연의 권리를 누가 행사하고, 주민의 경제활동과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자연의 권리 논의와 함께 섬 지역 생물다양성 보전,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상호관계, 국제협력 방안을 다룬다.
기조강연에는 강금실 글로벌기후환경대사와 윤용택 제주대학교 명예교수가 나선다. 메리 에블린 터커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는 영상으로 참여한다. 자연자본과 환경·사회·투명경영(ESG), 국제협력, 기후·생태 연계 등을 다루는 세션도 마련된다.
포럼에 앞서 11월 3~4일에는 서울대학교 빅데이터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이 주관하는 '2026 제주 환경 해커톤'이 열린다. 청년들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제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과 공공서비스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우수팀은 포럼 개회식에서 시상한다.
제주도는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을 환경정책과 국제협력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생태법인 제도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으며,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제주특별법 개정과 지정 대상·권리 행사 방식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