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 "정부안으론 주가누르기 못 막아"…재경부 "대안 검토"
與, 정부안 실효성 공개 비판
"세제실장과 2시간 논의했지만 설득 안 돼"
재경부 "적용 대상 좁고 과세 효과 작다는 지적 인식, 국회 논의 적극 참여"
[파이낸셜뉴스] 대주주의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주가누르기'를 막는 법안을 놓고 여당과 정부 간 이견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마련한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번 정기국회 내 입법을 강조했다. 정부도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좁다는 지적을 인식하고 있다며 대안 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K-개미들의 절규, 주가누르기 방지법이 희망이다' 토론회에서 정부안에 대해 "왜 이런 근거와 내용을 넣었는지 상당한 의문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얼마 전 세제실장이 의원실에 와서 2시간 동안 이야기했지만 그 내용으로 나를 설득하지 못했다"며 "재경부가 국회의 공식적인 논의를 따르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설득력 없는 기존 안을 고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가누르기는 대주주가 상속·증여 과정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행위를 뜻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 부담이 줄어드는 현행 과세 구조가 기업가치 제고를 가로막고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의원은 "소액주주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절규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주주 때문에 일반주주들이 많은 손해를 보고 자기 삶을 부정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다음 주부터 당에서도 세제 관련 논의를 깊이 있게 진행하고 상임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법적 안정성과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정부안과 이훈기 의원안, 이소영 의원안은 눌려 있는 시가가 아니라 적정 가격으로 평가해 과세하자는 기본 취지가 동일하다"며 "정부안을 만들 때 법적 안정성과 위헌 가능성, 집행 가능성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적용 대상이 너무 좁혀져 있고 추가 과세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을 알고 있다"며 "여러 창구를 통해 의견을 듣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세법 하나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고민도 필요하다"며 "자본시장법상 규율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함께 가야 한다. 국회에서 합리적인 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고 필요하면 대안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주주의 주가 관리 유인이 기업가치 제고를 가로막는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에서는 기업 회장들이 자기 회사 주가가 오르는 것을 반기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주주들이 주가를 누르고자 하는 유인을 정상화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