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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시장 34조원인데.."日 연예기획사 '줄도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日팬덤 시장 지난해 17% 성장
기획사 도산은 8개월 만에 역대 최다
TV 중심 수익모델 흔들리는 사이
공연·굿즈·멤버십으로 돈줄 다변화

빅뱅의 지드래곤(GD,권지용)이 지난 2024년 일본 오사카 쿄세라 돔에서 열린 '2024 마마 어워즈'(MAMA AWARDS)에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엠넷 제공
빅뱅의 지드래곤(GD,권지용)이 지난 2024년 일본 오사카 쿄세라 돔에서 열린 '2024 마마 어워즈'(MAMA AWARDS)에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엠넷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의 '오시카츠(推し活·팬덤 활동)' 시장이 35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커진 가운데 연예기획사 도산 건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팬덤 소비는 확대되고 있지만 TV 광고 성장세 둔화와 연예인의 이적·독립 증가로 기존 기획사들의 수익구조는 압박받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팬 행사와 굿즈, 유료 멤버십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팬덤 시장 17% 성장…기획사 도산은 역대 최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영문매체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마케팅업체 CDG와 컨설팅업체 오시코코가 추산한 지난해 일본 오시카츠 시장은 4조1000억엔(약 34조8220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성장했다.

오시카츠는 '최애'를 뜻하는 '오시(推し)'와 활동을 뜻하는 '카츠(活)'를 합친 말이다. 아이돌과 배우, 온라인 크리에이터, 캐릭터 등을 응원하며 공연을 관람하거나 관련 상품과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는 활동이다.

공연시장도 커졌다. 피아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공연 대형화와 티켓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12.6% 증가한 8564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1~8월 일본 연예기획사 도산은 16건으로 종전 연간 최다였던 2016년의 15건을 넘어섰다. 이를 집계한 데이코쿠데이터뱅크의 이이지마 다이스케 연구원은 "이제는 소속 연예인의 인지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영세 업체뿐 아니라 한때 업계에서 존재감을 보였던 기업들까지 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사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투자금 회수 방식의 변화다. 기존에는 신인 발굴·육성에 투자한 뒤 장기간 매니지먼트를 맡으며 TV 출연과 광고 등으로 비용을 회수했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부상과 TV 광고 성장세 둔화로 이런 수익구조가 압박받고 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의 이적·독립을 제한하는 관행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도 변수다. 연예인의 이동이 활발해지면 기획사가 장기간에 걸쳐 육성·홍보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굿즈·멤버십으로 수익 다변화…해외 진출 모델은 K팝

이런 변화 속에서 팬과의 접점을 직접 수익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구독자 270만명 이상을 확보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그룹 '얼터나채널(Alterna Channel)'은 무료 영상으로 팬을 모으고 행사와 굿즈로 수익을 낸다. 이달 초 촬영한 오사카 관련 영상도 내달 현지 행사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입장료는 5000엔으로 예상 관객은 총 880명이며 현장에서 트레이딩 카드와 티셔츠 등도 판매한다.

매니지먼트사 UUUM도 온라인 광고와 브랜드 협찬 중심이던 사업을 굿즈·행사·멤버십 등으로 넓혔다. 우메카게 다다유키 사장은 "개인이 그 자체로 미디어 기업이 되는 시대"라며 "수익원이 훨씬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팬클럽 역시 티켓 우선 예매에 더해 독점 라이브 방송과 채팅,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며 정기 수입을 확보하는 창구로 진화하고 있다. 공연이 없는 기간에도 팬들이 이용할 유료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다.

팬클럽 플랫폼업체 스키야키의 고쿠보 도모히로 사장은 "과거에는 월회비 300엔 정도가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600엔이 널리 받아들여진다"며 "프리미엄 멤버십과 라이브 방송 등에 매달 5000~6000엔을 쓰는 팬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 과제는 해외 팬 확보다. 저출생과 인구 감소로 내수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UUUM 등은 동남아시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그 모델로 K팝을 꼽았다. K팝 기업들은 번역과 소셜미디어로 해외 팬을 확보하고 공연·전자상거래·멤버십·팬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고쿠보 사장은 한국 팬덤 산업의 적극적인 해외 홍보를 높이 평가했다. 우메카게 사장도 한국 기업들은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는 경향이 강했다고 말했다.

일본도 지난해 출범한 '뮤직 어워즈 재팬' 등을 통해 자국 음악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우메카게 사장은 "일본에는 세계적으로 통할 콘텐츠가 충분하다"며 "그 인기를 해외에서 지속 가능한 팬덤과 사업으로 바꾸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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