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日산코증권 50억엔에 인수..日 재공략
오카산그룹 산하 산코증권 지분 100% 인수
일본 주식 자기매매 사업 첫 진출
글로벌X ETF 현지 판매 확대도 추진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래에셋증권이 일본 증권사를 약 50억엔(약 426억원)에 인수하고 현지 주식시장 공략에 나선다. 과거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던 한국 대형 증권사가 다시 진출하는 것이다. 일본 증시 활황을 계기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주식 자기매매 사업과 금융상품 판매망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일본 오카산증권그룹 산하 산코증권(三晃証券)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인수안을 의결하고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산코증권을 인수하며 2026회계연도(2027년 3월 종료) 내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인수금액은 50억엔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산코증권은 오카산증권그룹이 2022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증권사다. 올해 5월 개인 고객을 계열 증권사로 이관하고 자기매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26년 3월 결산 기준 순이익은 4800만엔(약 4억원), 순자산은 약 46억엔(약 392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일본 주식 자기매매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기매매는 증권사가 자체 자금으로 주식과 채권 등을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자금력과 위험 관리 역량이 중요해 최근 일본에서는 관련 사업을 축소하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반면 자기자본 규모에서 국내 최상위권인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채권 자기매매와 시장조성 업무에서 전체 순영업수익의 약 절반을 벌어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축적한 자기매매 역량을 일본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산코증권의 기존 자기매매 전문인력을 고용 승계하고 조직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로 주식·채권 매매와 인수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일본의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자 등록도 승계하게 된다.
일본 내 금융상품 판매망 확대도 추진한다. 미래에셋그룹 산하 미국 자산운용사 글로벌X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오카산증권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향후 오카산증권의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일본 지방 증권사들로 판매망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일본 재진출은 현지 금융시장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일본은 장기간 이어진 저성장과 초저금리, 국제 금융규제 강화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사업을 축소했던 시장이다.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2014년 일본 국채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고, 바클레이즈도 한때 일본 현물주식 사업을 접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전신 중 하나인 대우증권 역시 일본 시장 진출과 철수를 반복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기업들의 자금조달과 인수합병(M&A) 수요가 늘면서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스위스 UBS는 지난 7월 일본에서 채권 인수 주관사 업무를 4년 만에 재개했다. 프랑스 금융그룹 BPCE 산하 나틱시스 기업투자은행(CIB)도 이달 일본 독립계 자문회사 인수를 통해 현지 M&A 자문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사모펀드(PEF), 헤지펀드가 일본 투자 확대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외국계 증권사들까지 사업 확대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특히 경영 승계 문제와 고객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 중소형 증권사들이 외국계 금융회사에 매각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일본 금융청은 기존 증권사 인수를 통한 우회 진출을 막기 위해 대주주가 크게 바뀌는 경우 신규 등록에 준하는 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증시 활황과 금융산업 재편이 맞물리면서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일본 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