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통상·안보 청구서 바뀔까…'11·3 이후' 대비하는 中·日 [11·3 중간선거 미국의 선택은]
(4) 미중·미일 관계 주목
트럼프 외교서 돌파구 찾을수도
미군 주둔비 협상중인 日 '긴장'
결과 상관없이 대중 압박은 지속
中, 민주·공화당 방식따라 대응
【파이낸셜뉴스 서울·도쿄=이석우 국제전문기자 서혜진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일본이 '선거 이후의 트럼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달 3일(현지시간) 선거 결과가 관세와 기술 통제는 물론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까지 흔들 수 있어서다. 세계 자본과 공급망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선거를 두고 양국의 셈법은 엇갈린다.
중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이후 대중 관세를 대폭 높이거나 지정학적 봉쇄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미국의 대중 견제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기술 통제와 공급망 압박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의 돌파구를 외교에서 찾을 가능성을 경계한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관세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성과가 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 방위비와 통상 분야의 청구서를 더 거세게 내밀 수 있다는 우려다.
■미 선거 결과와 무관한 대중 압박
2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갈륨, 저마늄, 안티몬 등 첨단 산업 및 군수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의 수출 통제 법안을 정비하고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등 맞불 카드를 마련해 두고 있다.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전략경쟁은 계속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상 압박을 덜기 위해 남미, 중동 등 글로벌사우스 국가들로 수출 시장 및 공급망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대중 기술 통제 강화에도 대비해 인공지능(AI) 인프라 및 핵심 첨단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민주·공화 양당의 압박 방식 차이에 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동맹국들을 결집해 대중국 압박 연대를 강화하고, 반도체·AI 등 첨단 기술을 핀포인트로 봉쇄하는 '좁은 영역에서 높은 장벽(Small Yard, High Fence)' 전략과 친환경 비관세 장벽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중국은 공화·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대중국 정책에 대한 강경 대응 수위를 높이고, '대만 카드'를 확대하면서 이를 쟁점화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우선 순위를 둬 왔다. 또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동맹국들과의 대중 압박 연대를 강화하고, 첨단기술 통제를 의회 차원에서 초당적으로 더 촘촘하게 강화해 나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중국은 유럽연합(EU) 등 미국 우방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면서 대중 압박 전선에서 '동맹 간 균열'도 시도하고 있다.
■日, 중간선거 이후도 부담 여전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달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해 미국의 국정 운영이 교착에 빠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간 정치적 업적을 쌓으려 외교에 집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철회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면 입법을 통한 견제 여지가 커진다. 그러나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실제 관세 철회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약속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융자에 대해서도 미국 행정부가 요구를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공화당 패배가 곧 일본의 부담 경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일본이 당장 경계하는 것은 안보 분야의 청구서다. 양국은 2027회계연도부터 5년간 적용할 주일미군 주둔 경비 협상을 연말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주둔 경비를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며 "현재 미일 관계에 걸맞은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안보 관련 3대 문서 개정에 맞춰 미국이 방위비 추가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통상 압박도 변수다. 미국은 일본에 미국산 생감자 수입 허용 절차를 서두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쇠고기와 옥수수에 대한 압박이 훨씬 강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 농산물의 주산지가 차기 미국 대선의 승부처인 중서부에 몰려 있어 수출 확대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정상 간 대화로 대응할 방침이다. 내달 필리핀에서 열릴 예정인 쿼드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 등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하며 대일 압박 수위를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