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가시 걸려 밥 삼켰는데"…68세 여성 심장 뚫고 들어간 '2.9㎝ 가시' [이상징후]
가시 걸리자 밥덩어리 삼켜 밀어 넣으려 시도…닷새 뒤 흉통·고열·호흡곤란
CT 촬영 결과 식도 관통해 심장 좌심방까지 침범…주변에 농양까지 형성
심장 뛰고 식도 움직일 때마다 가시 파고드는 '펌프-톱 효과'
응급 심장수술 끝에 생존…의료진 "가시 걸렸을 때 음식으로 밀어 넣지 말아야"
[파이낸셜뉴스] 생선을 먹다 목에 가시가 걸렸다. 불편함을 없애려 밥 한 덩어리를 크게 뭉쳐 넘겼다. 가시가 밥과 함께 쑥 내려갈 것이란 안일한 기대였다. 하지만 닷새 뒤, 68세 여성은 흉통과 고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실려 왔다.
정밀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목에 걸렸던 생선 가시가 식도벽을 완전히 뚫고 나가, 혈액이 흐르는 심장 내부 공간인 '좌심방'까지 찌르고 들어간 상태였다.
최근 미국심장학회 국제학술지 'JACC: 케이스 리포츠(JACC: Case Reports)'에는 중국 의료진이 보고한 기막힌 생선 가시 관통 증례가 게재 승인됐다.
어떻게 목에 걸린 가시가 심장까지 파고들 수 있었을까. 해답은 인체 구조에 있다. 가슴 안쪽을 지나는 식도의 바로 앞쪽에는 심장의 좌심방이 바짝 붙어 있다.
날카로운 가시가 식도에 꽂힌 상태에서 음식물을 억지로 밀어 넣으면 가시가 식도벽을 뚫고 나갈 위험이 커진다. 연구진은 이를 '펌프-톱 효과(pump-saw effect)'로 설명했다. 식도가 음식을 넘기기 위해 반복적으로 수축·이완하고, 심장 역시 쉬지 않고 박동하면서 이 쉴 새 없는 장기들의 움직임이 날카로운 가시에 마치 톱질을 하듯 힘을 가해 심장벽을 뚫어버렸다는 것이다.
여성이 시도한 '밥 삼키기'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CT 영상으로 확인된 가시의 길이는 약 2.9㎝. 심장은 이미 가시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어 감염이 진행 중이었다.
단순한 가시 제거술이 아니었다. 심장외과, 흉부외과, 마취과 등 다학제 의료진이 긴급 투입됐다. 수술 중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할 인공심폐장치까지 동원된 대수술이 벌어졌다.
가슴을 열어 확인한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가시는 좌심방 측면 벽을 관통해 있었고, 그 주변엔 감염으로 인한 농양(고름집)이 맺혀 있었다. 심방을 나누는 중격에는 가로 3㎝ 크기의 비정상적인 감염성 덩어리(우종)까지 달라붙어 있었다.
의료진은 조심스럽게 가시를 온전한 형태로 뽑아내고, 심장 내부의 감염 조직을 모조리 도려낸 뒤 찢어진 좌심방 벽을 봉합했다. 식도에 난 구멍 주변의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 배액관을 꽂은 뒤에야 기나긴 수술이 끝났다. 작은 가시 하나가 심장과 식도 모두를 헤집어 놓은 것이다. 다행히 여성은 수술을 무사히 견뎌냈고, 한 달 뒤 추적 검사에서 심장 기능을 완전히 회복했다.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 밥을 삼키거나 식초를 마시는 민간요법은 의학적으로 절대 금기 사항이다. 가시가 식도에 박힌 상태에서 음식을 억지로 밀어 넣으면 가시가 더 깊이 박히거나 점막을 찢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침을 삼키기 어렵다면 즉시 이비인후과나 응급실을 찾아 내시경 등 안전한 도구로 제거해야 한다.
작은 가시 하나를 무리하게 밀어내려던 행동이 심장을 쪼개는 대수술로 이어졌다. 우리가 무심코 따라 했던 위험한 민간요법이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흉기가 되어 심장을 겨눌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