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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난에 분쟁·상담 늘었다… 계약갱신요구권 문의 41%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법률공단 임대차 상담 분석
묵시적 갱신 2위·계약해지 3위
등록임대인제도 규제도 한몫
북잡한 제도로 이해관계 대립

#1.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행사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아파트를 매수하고 실거주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습니다. 이 경우 갱신권 거절이 가능한가요?"

#2. "11년 동안 같은 주택에서 묵시적 갱신으로 계속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청했습니다. 지금 당장 다른 곳으로 갈 만한 상황이 못 되는데,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월세난에 분쟁·상담 늘었다… 계약갱신요구권 문의 41%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접수된 상담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전체의 41%를 차지한 '계약갱신요구권·갱신거절' 관련 분야다.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조건을, 임대인은 거절 조건을 주로 물었다. 이 밖에도 '묵시적 갱신' '계약해지·중도퇴거' 등이 각각 16.1%, 13.8%로 2∼3위권을 차지했다.

■계약갱신요구권 관련 내용이 1위

28일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1∼9월 기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접수된 2만9000여건의 상담 내용을 전수 분석한 결과 상위 3개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60∼70%다.

계약갱신요구권 관련 내용이 1만2200건으로 1위에 올랐다. 이 분야 상담 건수는 올해도 3607건으로 가장 많다. 전체 3건 가운데 1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3% 이상, 지난해보다도 35% 넘게 증가했다.

내용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가령 "집을 매도하기 위해 전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했지만 사정상 매매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이를 알게 된 세입자가 월세 50만원의 24개월치인 1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데, 이를 모두 물어줘야 하는지 궁금하다"는 식이다. 이 상담은 올해 2월 초 접수됐다.

기존 상위권이던 묵시적 갱신, 계약해지 등과 관련된 상담도 올해 크게 늘었다. 묵시적 갱신이란 임대차 계약기간 종료 전까지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아 기존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자동 연장되는 것이다.

올해 접수된 묵시적 갱신 상담 건수는 1418건으로 2023년 910건 대비 55.8% 급증했다. 이 기간 계약해지 상담은 85% 늘어 증가 폭이 더 컸다.

■전월세난 가속화에 복잡한 제도까지

세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도 대부분 소폭 늘었다. 상담 증가 이유로는 전월세난 가속화, 등록임대인제도 규제 강화, 제도 복잡성 증가 등이 함께 꼽힌다.

가장 큰 이유는 전월세 매물 감소, 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차 시장 축소다. 현재 전월세 가격은 2023년보다 높고, 가격이 낮을 때보다 높을 때 상담 건수가 많다는 설명이다. 등록임대인제도 규제 강화도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상생임대사업자 제도나 등록임대사업자 제도하에서 임대료 5%만 올렸던 사람들이 세제개편안 등에 따라 혜택이 순차 종료되면서 이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주택 매도 및 임대 가격 상승이 많아지면서 분쟁과 상담 건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제도가 갈수록 복잡해진다는 점도 분쟁을 늘리는 요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분쟁 상담이 많아졌다는 것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다는 뜻"이라며 "임대인이든 임차인이든 명확하게 의사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시장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복잡해질수록 경우의 수가 늘어나고, 상식을 넘어서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이 경우 '법대로 해'가 나오고 상담도 늘어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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