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죽었구나 생각" 허각,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 잃은 사연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가수 허각이 갑상선암 수술 이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약 1년간 활동을 중단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수술 전 목소리를 회복하는 데는 약 2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갑상선암 수술 후에는 성대 움직임을 담당하는 신경이 영향을 받거나 목 주변 조직에 변화가 생기면서 목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싱어송라이터 재인'에는 허각이 출연해 Mnet '슈퍼스타K2' 동기인 가수 장재인과 대화를 나누는 영상이 공개됐다.
허각은 2017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어떤 징조나 신호도 없었고 그저 일하며 피곤한가 보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았고, 이후 조직검사에서 갑상선암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시 신곡 발표와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던 허각은 예정된 공연을 마친 뒤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이후 목소리가 달라지면서 가수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허각은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 내던 특유의 고음 긁는 소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며 "수술 후 3~4개월간 소리조차 잘 안 나와 1년간 활동을 쉬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약 1년 만에 복귀한 행사 무대에서도 음 이탈이 발생하고 목소리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 이제 죽었구나, 내 인생은 끝났구나' 생각했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정말 힘들었지만 가족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옆에서 도와줬다"고 말했다. 수술 이전의 목소리를 회복하기까지는 약 2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허각은 이후 운동과 식단 조절을 병행하며 4개월 동안 30kg을 감량한 경험도 공개한 바 있다.
허각처럼 갑상선암 수술 후 고음을 내기 어렵거나 목소리가 달라지는 증상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후 변화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하며 후두와 성대 움직임에 관여하는 신경과 가깝다. 수술 과정에서 주변 신경이나 근육이 영향을 받으면 목소리의 높낮이와 음질, 발성 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는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가 변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성대 신경의 이상을 설명한다.
특히 상후두신경은 높은 음을 내거나 목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 이 신경이 손상되면 고음이나 큰 소리를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되돌이후두신경은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한다. 이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성대가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해 쉰 목소리가 나타나거나 발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대학교병원도 갑상선 수술 과정에서 후두신경이 손상되면 성대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되돌이후두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목소리가 쉬고, 상후두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고음을 내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허각이 겪었던 음성 변화가 실제 신경 손상 때문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갑상선암 수술 이후 목소리가 달라졌다고 해서 반드시 성대 신경이 손상된 것은 아니다.
갑상선 주변 근육과 조직이 수술 과정에서 영향을 받거나 목 안쪽의 움직임이 달라지면서 음성 변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국립암센터는 갑상선암 수술 후 성대 신경 손상이 없어도 고음을 내기 어렵거나 말할 때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특히 가수나 교사처럼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서는 일반적인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발성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가 공개한 갑상선암 관련 의료정보에 따르면 수술 직후 가벼운 목소리 변화를 경험하는 환자는 약 80%에 달한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증상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허각이 밝힌 2년이라는 회복 기간 역시 개인적인 경험으로, 모든 갑상선암 환자에게 같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가 쉬거나 고음이 나오지 않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성대의 움직임을 확인해야 한다.
대한갑상선학회의 '2024 갑상선분화암 진료권고안'은 갑상선 수술 전후 음성 상태를 평가하고, 필요할 경우 후두내시경 검사를 통해 성대 움직임을 확인하도록 권고한다.
수술 후 목소리가 달라졌더라도 증상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성대마비가 발생했다면 성대의 위치와 움직임, 회복 가능성을 평가해 음성치료나 성대 주입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신경 손상이 없는 경우에도 발성 방식과 호흡 조절을 개선하는 음성 재활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립암센터는 갑상선암 수술 후 쉰 목소리가 나타나거나 음식물을 삼킬 때 사레가 자주 들린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도록 안내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수술 중 후두신경 손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경감시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수술 과정에서 신경의 위치와 기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대한갑상선학회 역시 갑상선암이 신경 가까이에 위치하거나 림프절 전이가 광범위한 경우, 재수술 등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수술 중 신경감시 장비 사용을 고려하도록 권고한다.
갑상선 수술 후 발생한 음성장애는 원인과 손상 정도에 따라 회복 과정이 달라진다.
국립암센터는 성대 신경 손상이 없는 가벼운 음성 변화는 수술 후 약 3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개선된다고 설명한다. 일시적인 성대마비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신경 손상이 심하거나 성대 움직임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전문적으로 목소리를 사용하는 가수와 방송인, 교사 등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고음과 음역 조절, 발성 지속 능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 보다 세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는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 변화와 관련해 "전문적인 목소리 사용 직업군에서는 조기에 음성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