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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고물가에도 금리 동결…12월 인상 확률 81%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장 예상대로 3.75~4.00% 유지…찬성 10명·반대 2명
쿡 이사 취임 후 첫 반대표…9월 만장일치와 대조
워시 "물가 목표 2% 불변"…장기 기대인플레 안정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2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2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통화정책을 둘러싼 내부 이견은 오히려 커졌다. 지난 9월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에서 이번에는 2명이 추가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을 내놓으면서도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추가 경제지표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만장일치 깨진 연준…쿡 첫 반대표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달 0.25%p 인상한 이후 한 차례 쉬어가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 결정은 찬성 10명, 반대 2명으로 이뤄졌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쿡 이사의 반대표가 주목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쿡 이사가 통화정책 결정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은 2022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신청 관련 의혹을 이유로 쿡 이사의 해임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쿡 이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연준 내부의 이견은 물가 압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추가적인 정보가 축적되면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적시에 복귀시키기 위한 적절한 정책 기조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높였다. 연준은 경제활동이 '강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 성명에서 사용한 '견조한 속도'보다 성장세에 대한 평가를 한 단계 높인 것이다. 소비가 회복력을 유지하고 생산성과 기업 설비투자도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시 "물가 목표 2%"…12월 인상 가능성

시장의 관심은 높은 물가와 강한 성장세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미룬 이유에 집중됐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완화된 인플레이션 목표라는 것은 없다. 우리의 물가 안정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준 2%"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안정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워시 의장은 "소비자들은 주유소에 가서 실제로 가격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장기 지표 대부분을 보면 가계와 기업, 금융시장은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은 배경에는 강한 경제 성장세가 반드시 인플레이션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워시 의장은 "경제는 강하지만 대부분의 동료들은 과열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생산성 향상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성장이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더 유발하고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워시 의장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적절하냐는 질문에 "아직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명확한 합의가 있었다면 오늘 발표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올해 마지막 FOMC 회의가 열리는 12월로 옮겨가고 있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12월 0.25%p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BS뉴스에 "금리 인상을 주장한 두 명의 반대표와 통화정책 성명 문구, 연준 관계자들의 앞선 발언은 모두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 이후 시장이 예상하는 12월 0.25%p 금리 인상 확률은 81.4%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 75.1%에서 6.3%p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구체적인 금리 경로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정책 지침)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6주 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6주 동안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면 적절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더 나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워시 의장은 FOMC의 금리 결정 횟수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도 발표했다. 연간 전체 회의는 8차례로 유지하되 2027년에는 한 차례, 2028년에는 두 차례를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만 할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실제 금리 결정 회의는 내년 7차례, 2028년 6차례로 줄어들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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