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父 "착한 아들이 그런 일을... 납득되지 않았다"
[파이낸셜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아버지인 장모 경감이 법정에 출석해 아들의 차량과 자취방을 정리한 경위를 진술한 뒤 취재진에게 "착한 아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납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장 경감은 이날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부실수사 경찰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증인신문은 장 경감이 아들의 차량과 주거지 물건을 옮기거나 버린 경위에 집중됐다.
장 경감은 경찰 후배에게서 차량 열쇠를 넘겨받아 혈흔을 닦고 내부를 정리했으며, 차 안에 있던 대형 케이블타이도 가져갔다. 그는 "경찰이 필요한 증거는 다 확보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고 말했다. 범행 도구였던 차량을 찾아다닌 이유로는 "혹시 지인이 아들의 차를 타고서 범행했을 가능성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들 자취방에서 훼손된 리얼돌을 발견했을 때 '순간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는 검찰 진술에 대해서는 "왜곡된 성 인식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리얼돌을 대형 쓰레기봉투 2개에 나눠 각각 다른 곳에 버린 이유로는 "유튜버 등이 보고 허위로 과장할까 우려됐다"고 했으며, 자취방을 서둘러 정리한 데 대해서는 "광주에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아서 집 정리를 마음먹은 것"이라고 답했다.
재판 뒤 법원을 나서던 장 경감은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합니다"라고 했으며, '피해자 가족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증거를 없애더라도 '친족 특례'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 당시 저도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했고, 결박 도구로 지목된 케이블타이에 대해서는 "그때는 그런 부분까지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는 장윤기 사건 수사 초기 강간살인죄 적용을 건의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원과 성범죄 목적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던 광주경찰청 소속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등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장윤기가 피해자를 곧바로 살해하지 않고 제압해 끌고 가려 했던 정황 등을 근거로 이러한 의견을 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4일 속행 공판을 열어 증거인멸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박모(57·구속) 경감과 팀원 김모(41) 경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 경감 등은 지난 5월 장윤기의 여고생 살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핵심 증거인 케이블타이가 들어 있는 SUV를 장 경감에게 돌려주기로 공모한 혐의와 장윤기 자취방을 압수수색하면서 심하게 훼손된 리얼돌 2개를 발견하고도 방치하고, 장 경감이 폐기하도록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 경감에게는 SUV 압수수색 당시 촬영한 케이블타이 영상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부하 직원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경사는 과거 지구대 근무 시절 동료였던 장 경감에게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 수사 상황을 여러 차례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