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4·3 기록 1만4673건… 세계기록유산 등재 뒤 활용 방안 논의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4·3평화재단, 제16회 제주4·3평화포럼
강창일 수석부의장 29일 기조강연
기록 보존·미래세대 교육 방안 모색
르완다 화해·4·3 직권재심 사례 공유

형무소에서 보내 온 엽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제주4·3 관련 1만4673건의 기록물에는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엽서, 희생자·유족 증언,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형무소에서 보내 온 엽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제주4·3 관련 1만4673건의 기록물에는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엽서, 희생자·유족 증언,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오른 제주4·3 기록물 1만4673건을 교육과 과거사 해결에 활용하는 방안이 제주에서 논의된다. 르완다 집단학살 이후의 화해와 제주4·3 직권재심도 국제적 과거사 해결 사례로 다뤄진다.

29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30일까지 제주시 제주썬호텔에서 '제주4·3,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를 말하다'를 주제로 제16회 제주4·3평화포럼이 열린다.

이번 포럼의 핵심은 기록물의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은 이후 이를 어떻게 보존하고 미래세대와 공유할 것인가에 있다. 역사적 기록을 교육과 인권·평화 활동에 활용하고 해외 과거사 해결 경험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제주4·3 기록물은 지난해 4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엽서 27건, 희생자·유족 증언 1만4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 42건, 정부 공식 진상조사보고서 3건 등 모두 1만4673건이다.

유네스코는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주민들의 기록뿐 아니라 오랜 진상규명 운동과 희생자 명예회복, 사회적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인정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기록물의 활용과 대중적 접근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기록을 어떻게 해석하고 교육자료로 활용하며 국제사회와 공유할지가 후속 과제로 남아 있다.

포럼 첫날인 29일 오후 5시에는 강창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4·3의 세계화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다. 강 수석부의장은 제주4·3연구소 창립에 참여하고 소장과 이사장을 지내며 진상규명 운동에 관여해 왔다.

30일 오후 1시부터는 기록물 활용과 교육, 국제연대 등 3개 주제의 학술세션이 이어진다.

첫 세션에서는 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이 등재 기록물의 구성과 의미를 설명한다. 이병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은 2023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두 번째 세션은 4·3의 대중화와 미래세대 교육에 초점을 맞춘다. 역사교육 전문가 최태성 별별한국사연구소장과 박건도 제주4·3실무위원회 위원, 한형진 제주의소리 기자가 교육과 세대별 기억, 새로운 시대의 기억투쟁을 주제로 발표한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국제적 과거사 해결 경험을 공유한다. 이성훈 외교부 인권평화민주주의대사가 4·3의 기억과 인권·평화의 국제적 연대를 다루고, 은쿠비토 만지 바쿠라무차 주한 르완다 대사가 1994년 투치족 집단학살 이후의 화해 과정을 소개한다.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는 제주4·3 직권재심을 과거사 청산의 사례로 분석한다. 직권재심은 검찰이 과거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로, 제주4·3에서는 부당한 재판으로 처벌받은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에 활용되고 있다.

이어 한홍구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의 사회로 나창호 전 국가기록원 기록연구관, 노용석 부경대학교 교수, 한봉석 부경대학교 교수가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며 "4·3의 기억을 미래세대와 세계에 전달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기록의 보존·활용과 교육, 국제적 과거사 해결 경험을 연결하는 논의의 자리다. 기록물의 국제적 인정을 실제 교육과 사회적 화해, 국제협력으로 이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과제로 남아 있다.

29~30일 제주시 제주썬호텔에서 열리는 제16회 제주4·3평화포럼 안내 포스터.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보존·활용과 교육, 과거사 해결 및 국제연대 방안을 논의한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29~30일 제주시 제주썬호텔에서 열리는 제16회 제주4·3평화포럼 안내 포스터.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보존·활용과 교육, 과거사 해결 및 국제연대 방안을 논의한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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