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다"..전화 한 통에 '추심중단 요청부터 기초수급자 신청까지'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금융위, 1375 개통식
채무상담 대표번호
채무조정·회생 신청 지원
수신자 부담 통화료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신용회복위원회 제공
신용회복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 "삶을 포기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29일 금융위원회가 소개한 1375 심층상담반 심층상담 사례 속 60대 A씨는 빚과 건강 문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언급하자 지역 행정복지센터는 1375에 상담을 연계했다. 1375는 A씨의 채무를 보유한 카드사에 연락해 채권추심 중단(유보)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행정복지센터에 복지지원 가능 여부 확인 후 찾아가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신청하도록 도왔다.

금융위와 신용회복위원회는 이날 채무상담 대표번호 1375(일상치료) 개통식을 개최했다. 과다한 빚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채무자가 다양한 지원제도를 모른 채 희망을 잃지 않도록 신용회복위에 채무상담 대표번호 1375를 부여한 것이다.

이날부터 종합채무상담 대표번호 1375가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통화료는 수신자인 신용회복위원회가 부담한다.

채무자는 금융채무, 통신·전기요금 등 채무조정뿐만 아니라 법원 개인회생·파산 신청지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지원,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등 채무종합상담을 받을 수 있다. 채무 관련 연계수요가 큰 서민금융진흥원(1397), 금융감독원(1332), 대한법률구조공단(132), 자살예방상담전화(109), 보건복지상담센터(129)와 통화 종료 없이 상담이 가능하다. 생활·심리·재무 등 복합위기를 겪는 고객은 전담 심층상담반으로 연계해 포괄적인 해결책을 수립·지원하고 필요시 전문기관과 연계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일일상담사가 되어 직접 고객과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통식 이후에는 1375 고객 및 콜센터 직원과 현장 간담회를 통해 시범 운영기간 동안의 상담경험 및 상담사례 등을 들었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은 "빚 때문에 생명을 포기하는 일이 없게끔 파산면책이나 채무조정을 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대대적으로 알릴 것"을 지시했다.

금융위는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경제적 위기자 자살예방대책을 민관합동으로 마련·보고했다. 1375 번호는 '빚으로 지친 일상(13)을 치료(75)하다'라는 의미다. 시민 누구나 대출·카드비·통신비 등이 밀려 채무조정·개인회생·파산 신청을 고민할 때 1375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상담 통화량 증가와 다양한 유형의 상담 수요 발생에 대비해 콜센터 상담체계 및 인력, 유관기관 상담 연계체계, 전산 인프라 등을 정비·개편했다. 이달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정식 운영에 돌입한다. 시범운영 기간동안 전월 동기 대비 13.9%, 전년 동기 대비 13.2% 상담실적이 증가했다. 전체 실적 중 1375를 통한 상담은 25% 수준으로 나타났다.

1375는 신용·재무컨설팅, 지원제도 안내 등 일반 상담부터 금융채무 및 통신·전기요금 등에 대한 채무조정제도, 법원·대한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한 개인회생·파산 신청지원 제도, 불법사금융 원스톱 피해 신고·지원 제도,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제도 등 채무문제 전반에 관한 지원제도를 상담·안내한다.

총 채무원금이 500만원 이하(연체 1년 이상)인 기초수급자는 소액취약채무자 면책제도 등으로 채무유예 및 감면, 통장압류 해제 등 금융거래 정상화를 지원받을 수 있다. 개인 사채 등 비금융채무가 과다해 상환이 어려운 경우, 법원·대한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신속한 개인회생·파산 절차 진행을 지원한다. 불법사금융 피해자의 경우 신용회복위원회 전담자가 배정되고, 불법사금융 원스톱 피해 신고·지원제도로 연계된다.

신용회복위는 고위험 심리위기 징후,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자, 중증질병, 고령실직 등 생계 고위험군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심층상담반을 구축했다. 심층상담반 직원은 일반 상담 대비 평균 약 5배의 시간을 들여 위기 징후를 세심히 듣고 살핀다. A씨의 사례가 심층상담반이 상담한 사례다. 위기 확인 시 법률·고용·복지·불법사금융·정신건강 등 관련 전문기관과 신속 연계해 문제해결을 직접 지원한다.

이날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실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B씨는 "1375는 기억하기 쉬운 번호여서 앞으로 채무 문제로 고민이 생기거나 추가 상담이 필요할 때도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다른 기관에서 상담 중에도 전화를 끊지 않고 1375로 바로 연결받을 수 있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은 C씨는 "처음에는 불법사금융 피해에 대한 상담만 받을 생각이었는데, 1375 한 통으로 피해신고는 물론 복합지원 상담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지원제도까지 안내받을 수 있어 막막했던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빚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께 필요한 것은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절망이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며 "금융위원회는 빚으로 힘든 국민들께서 재기의 토대를 다질 수 있도록 1375의 안정적 운영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은경 신용회복위원장은 "1375가 국민이 빚으로 어려운 순간 믿고 찾는 든든한 상담창구가 되도록, 채무조정부터 고용·복지 연계까지 채무자 종합지원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사람 살리는 금융'을 현장에서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유관기관, 민간기업 등과 함께 1375 개시에 맞춰 홍보작업에 착수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선태와 협업 영상을 제작·배포했고, CM송을 제작해 라디오에 송출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업해 정부·유관기관이 보유한 가용매체, 민간 전광판, 지하철 역사·시내버스, 전국 편의점 영상매체 등에 1375 홍보영상을 송출한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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