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체코 원전 수주 전부터 이견…시공계약 결국 결렬, 새 시공사 찾는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 간 시공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공사비와 계약방식, 위험분담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한수원이 신규 시공사 선정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원전 수주를 위해 구성했던 '팀코리아'의 시공체계가 재편되면서 사업비 증가와 공정 지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29일 한수원에 따르면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시공계약 협상을 공식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한다.

양측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인 EDUⅡ와 주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15개월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결렬의 핵심은 공사비 산정 방식과 계약상 위험분담이다. 한수원은 당초 합의한 총액확정계약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시공사 측은 상세설계 이후 실제 공사물량이 증가할 경우 추가 비용을 정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총액확정계약은 계약 체결 당시 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공사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물량정산 방식은 실제 공사물량 변동에 따라 계약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 변경이나 물량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을 누가 떠안을지가 양측의 핵심 쟁점이었던 셈이다.

특히 양측의 갈등은 체코 원전 최종 수주 이전부터 이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과 시공사는 2022년 최초 입찰과 2023년 수정 입찰 당시 1개 호기에 대한 가격 및 계약조건에 합의했지만, 2024년 4월 2개 호기 최종 입찰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한수원은 최초 입찰 당시 합의한 단가를 바탕으로 국내 원전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례, 체코 현지 여건 등을 반영해 자체 산정한 가격으로 최종 입찰서를 제출했다.

한수원은 이후 협상 과정에서 공사물량 증가를 가정해 계약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계약 체결 시점이 아닌 기본설계 승인 시점에 총액을 확정하는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시공비뿐 아니라 계약방식, 역무범위, 주계약 조건 반영 여부 등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체코 발주사도 계약 체결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사는 당초 지난 9월 말까지 시공계약을 마무리할 것을 요청했고, 한수원은 한국과 체코 정부가 참여하는 이행점검협의체에서 10월 말까지 협상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한수원은 신규 시공사를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잠정 계획에 따르면 내년 1월 잠재 시공사를 대상으로 사전설명회를 열고 4월 입찰공고를 거쳐 7월까지 신규 시공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문제는 시공사 교체에 따른 사업 일정과 비용 부담이다. 기존 시공사 측은 시공사 교체로 사업 일정이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따른 재입찰 비용과 초기 투입비용, 물가 변동 등으로 사업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한수원은 신속한 신규 시공사 선정을 통해 당초 계획된 2028년 1월 부지정지 공사 착수 일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신규 시공사가 선정되기 전까지 필요한 업무는 직접 수행해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체코 발주사와 체결한 설계·조달·시공(EPC) 주계약 금액 범위 내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체코에 1000MW급 한국형 원전(APR1000)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6월 기준 계약금액은 약 27조원이다. 당초 계획상 5호기는 2039년 4월, 6호기는 2040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협상 결렬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공급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2월 한수원과 원자로설비 및 터빈발전기 공급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한전기술의 종합설계용역 계약도 이미 체결된 상태다.

한수원은 "정부와 발주사, 협력사와 긴밀히 공조해 주계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