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PIA, 글로벌 제약사 국내 R&D 투자 1조922억…2년 연속 1조 돌파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제약사들이 지난해 국내 임상연구에 쏟아부은 돈이 1조 1000억 원에 육박하며 2년 연속 1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 KRPIA 연구개발 및 투자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5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KRPIA 34개 회원사의 국내 연구개발(R&D) 투자와 임상연구 실적, 고용 규모 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4개 글로벌 제약사가 지난해 국내 임상연구에 투자한 R&D 비용(해외 본사 직접 외주 비용 제외)은 약 1조 922억 원으로, 전년보다 5.3% 증가했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연평균 성장률은 11.2%에 달했다. 항목별로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관련 비용이 4293억 원으로 전체의 39.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임상연구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에서 수행한 임상연구는 1787건으로 전년보다 5.7% 늘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3%씩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제약사 주도 1~3상 임상시험은 1181건으로 전체의 약 66%를 차지했고, 1~4상 임상시험과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포함한 주요 임상연구는 1447건이었다.
특히 1~3상 임상시험 참여자는 2만 6686명으로 전년 대비 17.6% 늘었다. 단계별로는 1상 22.0%, 2상 36.8%, 3상 14.9% 증가해 모든 단계에서 참여자가 늘었다.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의 임상도 확대됐다. 항암제 임상연구는 1030건, 희귀질환 임상연구는 192건으로 주요 임상연구의 각각 71.2%, 13.3%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항암제 4.0%, 희귀질환 10.7%로,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 창출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R&D 인력은 2625명으로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이 중 임상연구 인력이 1414명(53.8%)으로 가장 많았다.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임상시험 관리와 품질관리, 규제 대응 등 전문 역량이 국내에 축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국내 개발 물질 도입과 공동 연구개발 등 국내 제약사·연구기관과의 협력을 넓히는 한편, 대학·연구소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임상시험 유치 경쟁에서 한국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9%에서 지난해 17%로 확대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46%(2024년)에서 3.38%(2025년)로 떨어졌다. 중국의 약진은 규제 환경 개선과 국가 차원의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정책, 풍부한 환자 자원, 빠른 임상 대상자 모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신약개발 환경이 차세대 혁신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국제 규제 흐름에 맞춘 제도 개선과 새로운 연구 방식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임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RPIA는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R&D 투자는 환자의 혁신 신약 접근 기회를 넓히고 전문인력 양성과 국내 R&D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신약개발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경쟁력 있는 임상 환경과 예측 가능한 규제 기반을 강화하고, 혁신 신약의 가치가 적절히 인정돼 지속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