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재개 조짐에 中은 가교..韓은 '패싱' 우려 현실화
국정원 "APEC 전후 북미대화 국면 전환 가능성" 김정은 방중서 대화 의중 전달 관측..中 적극 중재엔 소극적 남북대화 단절 속 韓 협상 소외 우려 美 정보공유 제한·훈련 사전통보 부재에 韓 외교입지 흔들
[파이낸셜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한국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지도부에 북미대화 관련 의중을 전달했을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분석하면서다. 남북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중국의 가교 역할이 거론되는 반면 한미 간에는 정보공유 제한과 군사협력 관련 마찰이 드러나면서 향후 북미 협상에서 한국의 입지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은 북미 양측이 대화 조건에 이견을 보이면서도 APEC 정상회의 전후 국면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최근 중국 단둥 방문에 최선희 외무상 등 외교라인이 대거 동행한 점을 들어 "북미대화와 관련한 북측의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왔다. 야당 간사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이 김정은의 입장을 미국에 좀 부드럽게 전달할 수는 있으나 자기들이 적극적으로 중재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대화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가 직접 협상에 나서거나 중국이 메시지 전달에 나설 경우 한국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미 간 별도 소통 경로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한국으로서는 미국과의 긴밀한 사전 조율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그러나 한미 공조를 둘러싼 논란도 국감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국정감사에서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전체적으로 한미동맹이 문제가 없느냐, 삐걱이는 것 같다"며 미국의 한국 국회의원 비자 발급 거부와 정보공유 제한, 한미연합훈련 문제 등을 따져 물었다. 국정원 역시 이날 미국이 일부 정보 제공을 제한한 사실을 확인했다. 유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관련 발언 이후 미국의 특정 정보 제공이 제한됐다"면서도 "국내 정찰자산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국정원의 설명을 전했다. 윤 의원도 그 밖에 나머지 분야에서는 한미 정보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국정원 보고를 소개했다.
군사협력 과정에서도 미국 측의 사전 통보가 없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위 실장은 한미연합훈련 일부 중단과 관련해 "사전 통보는 없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사후적으로 한미연합 억지력이 손상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협의했다"며 사후 조율을 통해 연합 억지력에 문제가 없도록 대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대북 메시지 불일치 문제도 거론됐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북한 비핵화와 한미연합훈련, 비무장지대(DMZ) 지뢰 사건 대응 등을 거론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유화 기조와 안보실의 입장에 온도 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 실장은 "대통령은 방향이고 나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현실을 말해서 방향과 달라 보일 수 있지만 차이는 없다"고 반박했다.[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