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대시, 인스타카트 170억달러 인수…배달시장 재편
주당 65달러, 26% 프리미엄 지급
음식·식료품 배달망 결합해 경쟁력 강화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 중 하나인 도어대시가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를 170억달러(약 24조원)에 인수한다. 음식 배달과 식료품 배송을 결합해 아마존과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어대시는 인스타카트를 주당 65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 중순 양사의 합병설이 불거지기 전 인스타카트 주가에 약 26%의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전체 인수대금의 약 75%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5%는 도어대시 주식으로 지급한다. 도어대시는 현금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JP모건으로부터 브리지론(단기 인수금융)을 확보했다.
이번 인수로 도어대시는 기존 음식 배달 사업에 인스타카트의 식료품 배송망과 대형 유통업체 네트워크를 결합하게 된다. 인스타카트는 미국 주요 슈퍼마켓과 식료품 유통업체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고객이 주문하면 매장에서 상품을 골라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어대시는 그동안 자체 물류센터와 식료품 판매 거점인 '대시마트(DashMart)'를 확대하면서 음식 배달을 넘어 생필품과 식료품 배송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자체 물류망과 인스타카트의 유통업체 네트워크를 결합하면 배송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기반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니 쉬 도어대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식료품은 온라인에서 제대로 서비스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라며 "누군가는 잘 익은 아보카도를 골라야 하고, 고객이 선택했을 법한 대체 상품을 찾아야 하며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스타카트는 수년간 이러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는 방법을 익혀왔다"고 강조했다.
인스타카트 창업자인 아푸르바 메타도 양사가 과거부터 합병 가능성을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적 관점에서 합병의 논리는 언제나 명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는 글로벌 음식·식료품 배달 시장에서 잇따르고 있는 대형 인수합병(M&A)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영국 배달 플랫폼 딜리버루가 29억파운드에 인수된 데 이어 네덜란드 투자회사 프로서스는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를 41억유로에 인수했다. 우버도 올해 초 독일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히어로를 약 150억달러에 인수하는 거래를 추진했다.
배달업체들이 잇따라 대형화에 나서는 것은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마존과 월마트가 식료품 배송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기존 배달 플랫폼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AI 쇼핑 에이전트의 등장도 새로운 변수다. 메타의 '뮤즈(Muse)'와 오픈AI의 '닷(Dot)' 등 개인용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온라인 쇼핑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배달 플랫폼의 고객 접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배달 앱을 직접 실행해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하는 대신 AI에 필요한 상품을 요청하면 AI가 가격과 배송 조건을 비교해 주문하는 방식으로 소비 행태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달업체들도 단순한 주문 중개를 넘어 유통업체와 물류망을 직접 확보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인수는 미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제3자 식료품 배달 서비스 시장의 주요 사업자들이 결합하는 만큼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