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 몰고 여군 최초 '탑 헬리건'과 '2회 수상 베테랑' 탄생 "육군항공의 미래 안보 가치 증명"
제38회 육군항공 사격대회, 편연주 소령·송영일 준위 '탑 헬리건' 대통령상 영예
대드론·야간사격 등 현대전 전술 검증, 901대대 6년 연속 최우수부대 대기록
평균 41억 투입되는 베테랑 아파치 조종사, 고난도 전술·분할 시야 훈련 극복
최고속도 365km/h '하늘의 탱크' 몰고 대드론·야간사격 미래전 역량 검증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육군항공 역사상 최초의 여군 '탑 헬리건(Top Heligun)'이 탄생하며 군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고속도 365km/h, 2000마력급 엔진을 탑재하고 전장을 누비는 육군 항공의 핵심 전력 'AH-64E 아파치 가디언'. 헬파이어 미사일 16발과 30mm 체인건 1200발을 쏟아부으며 적 전차 부대를 무력화하는 이 '하늘의 탱크'가 전장의 지배자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첨단 하드웨어 스펙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많은 예산 투입과 혹독한 세월을 견뎌내고 탄생한 '베테랑 조종사'들의 존재다. 단순한 사격 대회의 명예를 넘어 우리 군의 걸어 다니는 핵심 안보 자산들이 이뤄낸 최고 수준의 전술적 도약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30일 육군항공사령부에 따르면, 경기 양평 비승사격장에서 진행된 '제38회 육군항공 사격대회' 시상식에서 901항공대대 소속 아파치 가디언 조종사인 편연주 소령(학사 56기)과 송영일 준위(회전익 136기)가 최고 성적을 거두며 제28대 탑 헬리건으로 선발되어 영예의 대통령상을 공동 수상했다. 육군은 지난 2025년부터 최고 사격 성적을 거둔 헬기별 조종사 2명을 탑 헬리건으로 선정하고 있다. 두 수상자는 각각 다른 아파치 헬기의 지휘 조종사 자격으로 출전해 나란히 최고 왕좌에 올랐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이정표는 '여군 최초 탑 헬리건'의 등극이다. 주인공인 편연주 소령은 지난 2011년 임관 후 2013년 코브라(AH-1S) 헬기 조종간을 잡으며 임무를 시작했다. 이후 2015년 아파치 부대 창설 TF에 참여하며 꿈을 키운 끝에 2018년 아파치로 기종을 변경, 중대장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현재는 12사단 항공작전장교로 활약 중이다. 편 소령은 "여군 최초라는 타이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린 부대원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함께 대통령상을 수상한 송영일 준위는 육군항공 전력의 베테랑이다. 2001년 임관 후 코브라, BO-105, 500MD를 거쳐 아파치까지 4개 기종의 조종자격을 보유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제27회 대회 당시 500MD 기종으로 탑 헬리건에 선발된 데 이어, 올해는 아파치 기종으로 통산 2회째 탑 헬리건 왕좌에 오르며 '2개 기종, 2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번 대회는 아파치 가디언을 비롯해 500MD, 수리온(KUH-1), 치누크(CH-47), 블랙호크(UH-60) 등 5개 기종 200여 명의 최정예 조종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최근 글로벌 전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대드론 작전'과 고난도 '야간사격' 능력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부대 부문에서는 901항공대대가 공격헬기 부문 최우수 부대로 선정되어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6년 연속 최우수부대 수성이라는 타이틀을 지켰다. 기동헬기 부문 최우수는 60항공대대가 차지했다.
아파치 가디언이 아무리 강력한 무기체계를 갖췄더라도, 이를 제어하는 조종사의 숙련도가 받쳐주지 못하면 첨단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 특히 아파치 조종은 일반 헬기와 궤를 달리한다. 조종사의 시선에 따라 기관포가 연동되는 첨단 통합식 헬멧(IHADSS)을 착용하고, 오른쪽 눈으로는 모노클 화면의 열화상 계기를 읽으면서 왼쪽 눈으로는 외부 전방을 동시에 보며 야간 저고도 비행을 해내는 초인적인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 같은 아파치 정조종사 및 임무지휘관 급의 '숙련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 데 드는 평균 기간은 8년 7개월(통상 8~10년), 누적 예산은 인당 약 41억 원에 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가의 헬파이어 미사일 실사격 훈련비, 시간당 막대한 운영유지비, 시뮬레이터 교육비 등이 누적된 결과다. 이미 다른 헬기 조종 자격을 갖춘 해외 군 숙련자를 아파치 기종에 적응시켜 실전 투입 가능 상태로 만드는 초기 전환 교육에만 해외 기준 약 53억 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군의 독자적인 베테랑 확보 기틀이 얼마나 견고한지 알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막대한 세금과 오랜 인내를 통해 키워낸 아파치 베테랑 조종사들은 대체 불가능한 국가적 핵심 자산"이라며, "이들의 전력 이탈을 막고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과 체계적인 관리가 무기 도입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상 육군항공사령관 직무대리(준장)는 "부대와 기종을 넘어 모든 참가자가 팀워크를 발휘하여 훌륭한 기량을 펼쳤다"며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아 변화하는 미래전장 환경에 부합한 공세 기동전의 주역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