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간 아이들 곁 지킨 최불암…마지막 길도 초록우산과 함께
1981년 결연 후원으로 시작된 인연
해외 아동·위기 청소년 지원에 헌신
11월 2일 발인…재단 본부 들를 예정
[파이낸셜뉴스] "나 혼자만 행복해지는 건 결코 상상할 수 없고, 어린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보아야 한다."
배우 최불암이 201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 30주년 기념식에서 남긴 말이다. 41년간 후원회장을 맡아 국내외 아동을 도운 고인의 마지막 길도 초록우산과 함께한다.
30일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에 따르면 최불암은 지난 29일 오후 10시30분 별세했다. 향년 86세.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며,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초록우산은 아동을 직접 돕는 데서 나아가 아동복지의 필요성을 알리고 사회적 동참을 이끈 고인의 뜻을 기리겠다고 밝혔다.
■'전원일기'에서 시작된 나눔
고인과 초록우산의 인연은 1981년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시작됐다. 극 중 김 회장이 금동이를 입양하는 이야기가 계기가 됐다. 당시 어린이재단 사무국장이던 고 김석산 전 회장의 권유로 후원에 나섰고, 동료 연기자들도 동참했다.
고인은 '전원일기'와 '보통사람들' 출연진과 단체 결연 후원을 이어갔다. 1985년 전국후원회장에 위촉된 뒤에는 60만 후원자를 대표해 아동복지 현장을 찾고 후원 참여를 독려했다.
1994년부터는 미주와 유럽을 찾아 해외후원회 구성을 도왔다. 초록우산은 고인의 활동을 토대로 8개국에 25개 해외후원회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2007년 에티오피아, 2014년 우간다, 2015년 케냐 등을 방문해 굶주림과 질병을 겪는 아동들을 만났다. 고령에도 현장을 직접 찾아 아이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해외 아동 지원에 대한 공감대를 넓혔다.
방송과 무대도 나눔을 알리는 통로였다. 고인은 2015년 '어른이날' 공익광고에 재능을 기부하고 KBS '희망로드 대장정'에 출연해 아동 지원을 호소했다. 연극 '시 유 어겐'을 통한 나눔에도 참여했다.
2012년에는 사단법인 제로캠프를 설립했다. 위기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소년수형자들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올리며 공감과 지지의 뜻을 전했다.
■재단장으로 배웅하는 마지막 길
고인은 2015년 기념식에서 진정한 봉사를 '함께 비를 맞는 것'에 빗대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라고 했다.
생전 주변에는 세상을 떠나면 재단에 꼭 들러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발인 뒤 장지로 향하기 전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본부에 들를 예정이다.
장례위원으로는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양옥경 초록우산 대표이사와 전국후원회 임원단 등이 참여한다. 2011년 '철가방 기부천사'로 알려진 고 김우수 후원자의 장례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졌다. 당시 고인이 상주를 맡았다.
황영기 회장은 고인이 연기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비추면서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해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평소 방송에서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는 말을 해오시며 마지막까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다"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빌딩 1층에도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