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술녀 " 최불암 수의, 1년전부터 준비...자연을 사랑한 천상 배우"
[파이낸셜뉴스]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가 고(故) 최불암의 마지막 길을 위해 약 1년 전부터 수의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고인이 생전 좋아했던 한복을 지어주며 맺은 인연이 마지막 옷을 마련하는 일로 이어진 것이다.
박 디자이너는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마지막 인사를 전한 뒤 고인의 아내가 입을 상복도 전달했다.
전날 고인의 배우자인 배우 김민자의 연락을 받았다는 그는 이날 취재진에게 "선생님이 척추가 아프시고 수술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도포를 만들어놨다"며 "바지저고리 같은 옷들은 거의 만들어놓은 지 1년이 됐다"고 말했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거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1년부터 14년간 이끌어온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서 물러났다.
그는 "2∼3주 전쯤 사모님께서 선생님이 좀 안 좋으시니 본격적으로 준비해달라고 연락하셨다"며 "이후 머리에 쓰는 복건 등 소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일 염습을 앞두고 고인에게 입힐 손싸개, 버선, 이불 등도 갖춰야 한다며 남은 작업을 마무리해 추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술녀의 기억 속 최불암은 화려함보다 자연스럽고 예스러운 멋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그는 과거 한복 협찬을 위해 밝은 흰색 옷을 준비했는데 당시 고인이 누르스름한 소색을 원했다고 돌아봤다. 염색하지 않은 명주, 모시, 삼베, 무명 등 섬유가 지닌 천연의 색을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는 "예스러운 걸 너무 좋아하셨던 어른"이라며 "자연을 사랑한 분"이라고 기억했다.
고인의 소탈한 웃음도 되새겼다. 그는 "우리 국민에게 많은 울림을 주셨다"며 너털웃음 속에 담긴 친근하고 서민적인 모습을 오래 기억했다. 그러면서 "정말 천상 타고난 배우"라며 자신 역시 '한국인의 밥상'을 무척 좋아했던 시청자였다고 덧붙였다.
박술녀는 고인의 아내가 슬픔 속에서도 차분하게 자리를 지키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고도 했다. 이어 "하늘나라에 가셔서 이제 편안하게 사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누가 봐도 선생님께서는 굉장히 좋은 데로 가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인은 KBS 드라마 '정동마님'에 출연한 김민자에게 첫눈에 반한 일을 계기로 KBS로 옮겨 드라마에 출연했다. 두 사람은 연극 '환절기'(1968) 등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이어갔고, 4년간의 교제 끝에 1970년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국민 아버지로 통했던 최불암은 지난 29일 오후 10시께 입원 치료를 받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7세.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거동에 어려움을 겪었고, 재활에 매진했으나 최근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