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5%대 급락 딛고 낙폭 축소…AI 투자 우려는 여전[fn오후시황]
오전 한때 5599선까지 밀리며 5.7% 급락
지수 밀리며 10시4분 매도 사이드카 발동
빅테크 현금흐름 악화, 외국인 매도 압력↑
[파이낸셜뉴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대형주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4.82포인트(2.94%) 내린 5762.84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5599선까지 밀리며 낙폭이 5.7%에 달했다.
오전 10시4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10월 15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코스닥도 오후 1시48분 기준 727.80으로 전 거래일보다 25.43포인트(3.38%)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키웠지만, 오후 들어 코스피를 중심으로 낙폭을 줄이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날 급락의 출발점은 간밤 미국 증시에서 불거진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알파벳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3·4분기 매출을 발표한 데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아마존 역시 AI 인프라 투자 부담과 기존 전자상거래 사업의 성장 둔화가 부각됐다.
실적 발표를 계기로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AI 설비투자를 이어갈 만큼 충분한 현금창출력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확산한 것이다. 간밤 미국 나스닥지수는 1.38%,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42% 하락했다. 알파벳 주가가 12.64% 급락하는 등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오후 1시48분 기준 삼성전자는 2.37% 내린 22만6500원, SK하이닉스는 2.63% 하락한 44만500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3.70%, SK스퀘어는 4.20% 하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0% 떨어지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에 매도 압력이 이어졌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우위가 두드러졌다. 오후 1시48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71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959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2206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188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93억원, 1061억원을 순매도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시장 하락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은 AI 투자 규모 자체보다 투자 대비 수익성과 현금흐름의 개선 여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의 기존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AI 설비투자 증가 속도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향후 투자 속도가 둔화할 수 있고, 이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장기 수요 전망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급격한 조정이 중장기 투자 매력까지 훼손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의 급격한 조정으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며 "펀더멘털이 견조한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증시 방향은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그칠지, 실제 빅테크의 투자 계획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 하향으로 이어질지에 달릴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과 미국 기술주 흐름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