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명품백 전달' 김기현 '공모 증거 부족' 무죄...부인 벌금 500만원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대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수백만원대 명품 가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직접적으로 가방 등을 전달한 배우자에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30일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부인 이모씨에게는 벌금 500만원과 해당 클러치백 몰수를 선고했다.
특검팀은 김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인 2023년 3월 17일, 시가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자필 감사 편지를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로 김 의원 부부를 기소했다.
김 의원 부부 측은 해당 사건이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고 증거 또한 위법적으로 수집됐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법안에 명시된 특정 의혹 사건에만 한정되지 않고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건까지 포함된다"며 "이번 사건은 고가 금품 수수 의혹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특검의 적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특검이 김 여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클러치백을 확보하고 사후 영장을 집행한 일련의 절차 역시 위법하지 않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남편인 김 의원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의 급여 계좌와 연결된 가족카드로 결제됐고, '김기현 당대표'라고 적힌 포스트잇 메모가 봉투에 부착돼 전달된 사정 등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다"면서도 "해당 가족카드는 부인 이씨가 사실상 전속 관리해 김 의원이 결제 사실을 미리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또한 "포스트잇 역시 수령자가 봉투를 열어보도록 하기 위해 부인이 독자적으로 부착했거나 직원을 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부부 사이라는 사정만으로 공모 가담 사실을 추단할 수는 없으며,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나 관련자 진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인 이씨가 전달한 명품백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상 직무관련성을 인정해 벌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은 정부 정책 추진과 예산안 의결을 위해 여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평당원이라 하더라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무상 지위에 있다"며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규칙 변경이나 경쟁 후보들에 대한 태도를 통해 김 의원의 당선에 우호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등 영향력을 미친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공된 가방의 가액이 아주 극단적인 고액은 아니고 1회성에 그친 점, 과거 벌금형 1회 외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