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앤스로픽, IPO 직후에도 신용등급 '투자적격'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사상 최대가 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다음 달 기업공개(IPO)도 신용등급을 극적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이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블랙스톤이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랙스톤은 IPO를 계기로 앤스로픽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등급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 같은 낙관을 접었다. 대규모 AI 투자 지출을 위한 자금 조달이 예상보다 훨씬 더 복잡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알파벳, 아마존 등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성과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뉴욕 증시의 기술주들이 이틀 연속 급락하는 가운데 이런 전망이 나왔다.
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블랙스톤이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어두운 전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앤스로픽의 630억달러 반도체 자금 조달 계획은 IPO 뒤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여전히 '정크 본드' 등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크본드 가운데 등급이 '높은' 수준이기는 하겠지만 투기 등급을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블랙스톤은 '북극성 계획(프로젝트 노스 스타)'이라고 부르는 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핵심(anchor) 투자자'로 은행들과 협력해 회사채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앤스로픽은 앞서 지난 26일 IPO를 위한 투자 예비설명서(S-1)를 공개해 11월 상장을 공식화했다. 이 설명서에서 앤스로픽은 오는 2045년까지 AI 인프라에 8000억달러 넘게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야심을 실현하는 핵심 지렛대는 앤스로픽 채무가 투자적격 등급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싼값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120억달러가 넘고, 이번 IPO를 통해 약 1000억달러를 조달한다고 해도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대규모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 정크본드 수준의 신용등급 속에서는 막대한 자금 조달의 타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고 이후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정크본드 등급으로는 앤스로픽이 접근 가능한 자금풀이 크게 제한된다. 많은 보험, 연기금이 정크본드 투자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앤스로픽은 결국 브로드컴, 엔비디아 같이 신용등급이 높은 공급사를 끼고 채무 조달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알파벳과 아마존, 인텔의 실적 쇼크로 AI 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다시 흔들리는 가운데 앤스로픽이 IPO 뒤에도 '정크본드'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블랙스톤의 비관 전망은 이날 뉴욕 증시 기술주에 큰 타격을 입혔다.
미 기술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핵심은 신용등급으로 정말 중요하다"며 "앤스로픽이 투자적격 등급을 받지 못하면 신용 비용이 뛴다. 이는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아직 상장 전인 앤스로픽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빅3 신용평가사로부터 공식적인 신용등급이 매겨지지는 않은 상태다. 군소 신용평가사들이 정크본드 등급을 매기고 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