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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불암 빈소 이틀째 추모 물결…60년 절친 오지명 "내가 먼저 가야 하는데 미안"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교 동창 오지명 "KBS 특채로 함께 데뷔한 제일 친한 친구…더 살아 미안해" 먹먹
'전원일기' 김지영·남성진, '부자 호흡' 송승헌·정한용 등 후배 배우들 눈물의 조문
이낙연·김종인·정의선·박찬호 등 정·재계 및 체육계 인사들도 영정 앞 애도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엄수…내달 2일 발인 후 여의도성당서 장례 미사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사진=뉴스1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 아버지'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향년 87세)의 빈소에 이틀째 각계각층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60년 지기 절친부터 생전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후배 배우들, 정·재계 인사들까지 빈소를 찾아 한국 방송계의 큰 별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나눴다.

■ '60년 지기' 오지명 "내가 먼저 죽을 줄 알았는데…더 살아 미안해"

배우 오지명이 3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최불암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iMBC연예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배우 오지명이 3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최불암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iMBC연예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3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1939년생 동갑내기이자 60년 절친인 배우 오지명이 찾아와 오랜 친구의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조문을 마친 오지명은 "중앙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였다"며 "만날 '네가 먼저 죽냐, 내가 먼저 죽냐' 했는데, 내가 먼저 죽을 줄 알았더니 이 친구가 먼저 가서 괜히 미안하다. 내가 조금 더 늦게 살아서 미안하다"라며 먹먹한 심경을 토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연극 무대에서 시작돼 방송과 영화로 60년간 이어졌다. 1965년 연극 '수선화', 1966년 연극 '이순신' 무대에 함께 올랐던 두 사람은 임학송 PD의 눈에 띄어 KBS 7기 특채 탤런트로 나란히 방송가에 입문했다. 이후 2004년에는 오지명이 연출한 코믹 영화 '까불지마'에 함께 출연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원로 예술인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인의 연기를 봐왔다는 배우 이정섭은 "연기자의 대명사이자 표상 같은 분인데 다시 일어나실 줄 알았다"라며 눈물을 보였고, 가수 김흥국은 "연예계 큰 별들이 하나둘 떠나면 누가 방송을 지킬지 모르겠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 등을 함께 작업한 이장호 감독 역시 고인의 어머니가 명동에서 운영하던 주점 '은성'의 추억을 되새기며 "국민 마음속에 잊지 못할 연기자로 남을 것"이라고 기렸다.

■ '전원일기' 식구들부터 '아들' 송승헌까지…"큰 산 같은 아버지이자 스승"

전날 김혜자, 유인촌, 고두심 등에 이어 이날도 고인과 작품으로 연을 맺은 후배 배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최장수 드라마 MBC '전원일기'에서 복길이와 영남이 역으로 출연해 실제 부부가 된 배우 김지영·남성진 부부는 나란히 빈소를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김지영은 "아버지이자 선생님이셨던 너무 귀한 분을 다시 뵐 수 없어 안타깝다"라고 애도했고, 남성진은 "너무나 큰 산 같은 분이셨다. 누구에게나 본보기가 되고 살갑게 챙겨주셨던 큰 어른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고인이 40년 넘게 전국후원회장으로 헌신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홍보대사 송일국도 조문 행렬에 동참해 "배우의 품격이 삶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을 직접 실천으로 보여주신 분"이라며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극 중 부자(父子)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도 추억을 회상했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아들로 출연했던 송승헌은 "첫 정극이라 부족했던 제게 하늘 같고 따뜻했던 분"이라고 추모했고, '고개 숙인 남자'와 '영웅시대'에서 부자 연기를 펼친 정한용 역시 "생전 모습이 눈에 선한데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슬퍼했다. 이 밖에도 정준호, 김미숙, 김창숙, 정영숙, 김동현, 이동준 등이 빈소를 찾았다.

■ 정·재계도 추모 물결…"소주 제일 맛있게 드시던 푸근한 어른"

정·재계와 스포츠계 인사들도 고인의 소탈했던 생전 모습을 기렸다. 장례위원회 위원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고인을 "소주를 제일 맛있게 드시던 넉넉하고 푸근한 분"으로 기억했다. 이 전 총리는 면도하지 않은 소탈한 모습의 영정사진을 언급하며 "생전 '국민에게 위화감을 주거나 반짝반짝 빛나서는 안 된다'며 일부러 허름한 옷을 입으셨던 분이다. 돌아가신 뒤까지도 '최불암은 최불암'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고인과 중앙중학교 같은 반 짝꿍이었다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온화하고 애정이 깊은 성격으로, 자기 분야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친구"라고 회고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 입문 당시 고인에게 조언을 구했던 인연을,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활동을 통한 인연을 떠올리며 고인의 울림 있는 삶을 추모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서민의 안전을 지켜준 수사반장이자 양촌리 회장님,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준 국민 아버지"라며 애도를 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정대철·홍문종 전 의원, 전 야구선수 박찬호 등도 조문했다.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 후 14년간 몸담았던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하고 재활에 힘써온 고인은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지난 29일 밤 별세했다. 장례는 황영기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다음달 2일 아침 7시 40분이며, 오전 9시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 미사를 거행한 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거쳐 장지인 동화경모공원에서 영면에 든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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