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의무도 멈춤도 아닌 '찐 성장의 시간'이 된 21개월, 세상과 주파수를 맞추다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병무청, '사회복무요원' 전공·적성 연계 복무기관 배치 제도 운영 성과 
-누적 매칭 인원 1.4만 명, 전공 연계성 만족도 10점 만점에 9점↑ 결과 
-직업선호유형 세분화 맞춤형 복무 기회 확대, 복지·보건 분야 핵심 자산 
-"도움에도 상대의 속도에 맞춘 거리 있어" 현장서 진로·미래 찾는 청년들

홍소영 병무청장이 지난 9월 16일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에서 모범사회복무요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병무청 제공
홍소영 병무청장이 지난 9월 16일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에서 모범사회복무요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병무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방의 의무 이행이 청년들에게 단절이나 공백이 아닌 '성장과 가치 창출의 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돌봄·보건·교육 분야 인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해당 분야에선 보조 인력이 아닌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전문가' 수준의 인력 제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병무청이 추진 중인 전공·적성 연계 배치 제도가 이 같은 사회서비스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보완하며 아울러 청년들의 경력 확장과 성장과 돕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1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도입된 "전공과 연계한 복무기관 배치 제도"가 청년들의 직업선호 유형 빅데이터와 결합하면서 병역이행이 '사회적 기여와 개인의 성장이 공존하는 시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 제도는 전공과 적성을 반영한 기관 매칭을 통해 현장 적응 기간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의 전문성은 극대화하는 혁신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사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개인에게는 군 복무 기간 동안 자신의 전공을 실무에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도 안산의 특수학교인 한국선진학교에 배치된 김민성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현장에서 아동들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있는 모습. 병무청 제공
경기도 안산의 특수학교인 한국선진학교에 배치된 김민성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현장에서 아동들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있는 모습. 병무청 제공

■전공과 적성 검사 결과 활용, 사회서비스 분야별 매칭
병무청은 제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복지·교육·보건·의료·문화·환경·안전 등 사회서비스 7개 분야를 세분화하고, 지난해부터는 사회복무요원의 직업선호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해 최적의 기관을 추천하고 있다.

병무청의 분야별 연계 가이드를 살펴보면 △'복지' 분야(사회복지시설)에는 복지·노인·아동·장애인·재활 등 전공자가 배치되며 직업선호 유형은 '사회형'이 매칭된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교육' 분야(교육청, 특수학교 등)는 교육, 초·중등·특수교육 전공자가 중심이며 '사회형'과 '예술형' 적성이 연계된다.

또한 △'보건' 분야(보건소, 검역소 등)는 보건·검역·생명과학 전공자가 △'의료' 분야(병원, 지방의료원 등)는 의·치의·한의학, 의약(제약), 간호 전공자가 연계되어 '사회형·진취형·관습형' 적성을 살리게 된다. 이 외에도 △'문화' 분야는 문화·박물관·고고학 전공자가, △'환경' 분야는 환경·녹지·조경·산림 전공자가 △'안전' 분야는 소방·방재·재난·교통·경찰 전공자를 각각 연계해 전공과 직업선호 유형에 맞추어 매칭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분야별 연계 전공 및 직업선호 유형 일람 표. 병무청 제공
사회서비스 분야별 연계 전공 및 직업선호 유형 일람 표. 병무청 제공

■"도움에도 상대의 속도에 맞춘 거리 필요" 현장서 미래 찾는 청년들
제도의 가장 큰 성과는 청년들의 내적 성장을 비추는 스토리텔링에서 발견된다. 대학에서 역사교육학을 전공한 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특수학교인 '한국선진학교'에 배치된 김민성 사회복무요원은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수업 참여와 학교생활 전반을 지원했다. 김 요원은 "지속적인 지지 끝에 언어 발달이 느렸던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완전한 문장으로 표현해 냈을 때의 보람은 대체 불가능했다"며, 복무 경험을 계기로 특수교육대학원 진학이라는 새로운 진로 목표를 확립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직업선호도 검사 결과인 '사회형'을 따라 '남원노암초등학교' 특수학급을 선택해 복무 중인 김민수 사회복무요원의 사연도 깊은 울림을 준다. 복무 초창기, 한 아이가 교문 밖으로 돌발 행동을 하며 뛰쳐나갔을 때 무조건 위험하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뒤쫓았던 그는, "가까이 가서 달래줘야 할 아이가 있는가 하면, 멀찍이서 지켜봐 주는 게 진짜 도움이 되는 아이도 있다"는 담임교사의 조언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교문 앞에서 묵묵히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준 김 요원은 "도움에도 상대의 속도에 맞춘 거리가 있다는 소중한 가치를 삶 속에서 가르쳐준 눈부신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전공·적성 연계 1.4만 명 돌파,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의 만족도
전공과 연계한 복무기관 배치 제도의 정책적 성과는 데이터로도 입증된다. 제도 시행 이후 전공 연계 배정 인원은 총 8395명이다. 특히 교육·문화(3994명)와 사회복지(3307명)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도입된 적성(직업선호) 빅데이터 매칭을 통해서도 5720명 이상의 요원들이 맞춤형 매칭의 수혜를 입었다. 전체 누적 매칭 인원은 1만4115명에 달한다.
병무청이 전공·적성이 연계 배치된 요원들과 해당 복무기관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밀 만족도 조사 결과, '전공과 업무의 연계성' 항목에서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의 압도적인 높은 점수를 기록해 현장의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는 사회복무요원과 복무기관 모두 제도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의 임무와 전공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하고, 복무 경험이 청년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제도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예정이다.

사회서비스 분야별 전공 및 적성 연계배치 현황 통계 표 (단위=명). 병무청 제공
사회서비스 분야별 전공 및 적성 연계배치 현황 통계 표 (단위=명). 병무청 제공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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