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캡티브 영업' 제동…기업 조달금리 오르나 [fn마켓워치]
금투협, 주관·인수사 동원한 수요예측 관행 제한 추진
발행사와 사전 금리·물량 약정 금지…준법감시인 확인 강화
캡티브 수요 줄면 일부 회사채 발행금리 상승 가능성
KB증권 "중장기적으로 실수요 확대·가격 정상화 기대"
[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이 사내 운용부서나 계열 금융기관의 투자 수요를 활용해 회사채 발행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이른바 '캡티브 영업'에 제동이 걸린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행사와 주관·인수회사의 사전 금리·물량 약정 등을 금지하는 규정 개정을 추진하면서다. 이미 시장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캡티브 수요까지 제한되면 일부 기업의 회사채 조달비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0월 30일 연 4.407%로,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연 3.459%)보다 0.948%p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한 데다 국고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이미 연초보다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캡티브 영업 제한으로 단기적으로 일부 회사채의 수요예측 경쟁률과 낙찰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사채 시장은 경계감이 감돈다.
금융투자업계와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인 신용등급 AA- 기준 3년 만기 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차이(크레딧 스프레드)는 연초 47bp에서 지난달 30일 68.5bp로 확대됐다.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위적으로 낮게 형성됐던 발행금리가 실제 투자 수요를 반영하는 수준으로 정상화되면서 운용사와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참여 유인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캡티브 영업 제한은 단기적으로 낙찰 강도를 완화시킬 수 있으나, 발행가격 정상화와 실수요 중심의 배정 확대를 통해 회사채 시장의 수요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시장의 매도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에는 캡티브 영업을 통해 확보한 회사채 물량이 발행 직후 매물로 나오면서 해당 종목의 신용스프레드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향후 이러한 물량이 실수요자의 매수로 대체되면 발행 직후 매도 압력이 줄어들고 유통가격의 안정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월 20일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주관·인수회사나 계열 금융기관 등의 투자 수요를 부당하게 동원해 발행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관행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주요 증권사들의 캡티브 영업과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의 회사채 주관 및 운용업무에서 이해상충과 내부통제 미흡 문제를 지적했다.
주관·인수회사가 자신이 인수하는 회사채의 수요예측에 직접 참여하는 것도 금지한다. 발행사에 대한 책임도 강화된다.
대표주관계약서에는 발행사가 특정 금리와 물량으로 수요예측 참여를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책임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도록 했다. 증권신고서에도 관련 내용을 기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증권신고서에 캡티브 영업 관련 중요사항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누락해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자본시장법 제125조에 따라 주관·인수회사 등에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강화에 그치지 않고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