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中 핵심광물 통제 맞서 재활용 공급망 구축
美, 인도·아세안 재활용 시설에 1000만달러 지원
AI 확산에도 8500만달러 이상 투입 추진
[파이낸셜뉴스] 미국·일본·호주·인도가 중국에 대한 핵심광물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재활용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 미국은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의 핵심광물 회수시설 구축에 1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4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도 85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번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이 참석했다.
4개국은 성명을 통해 자의적인 수출 제한과 과잉생산을 유발하는 비시장적 정책이 주요 산업의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해 온 중국을 사실상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루비오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하나의 국가가 그러한 활동과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는 누구에게나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쿼드는 반중(反中)이나 특정 국가 겨냥 연합체가 아니다. 공통의 이해관계와 특정 행정에 대한 공동의 반대를 공유한 협력 협정"이라며 특정국을 배제하기 위한 기구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핵심광물 협력은 폐자원에서 광물을 추출해 다시 활용하는 재활용 공급망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쿼드는 전자폐기물과 고철 등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하고, 폐기물 수거부터 가공·정제까지 이어지는 민간 중심의 재활용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지난 5월 발표된 '쿼드 핵심광물 이니셔티브 프레임워크'의 후속 조치다. 미국은 인도와 아세안 회원국의 폐자원 활용 시설과 관련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1000만달러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재활용 원료가 국경을 넘어 원활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수출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존 관련 규정의 이행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공조도 확대되고 있다. 쿼드는 지난 9월 처음으로 연료안보 포럼을 개최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공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각국의 전략석유비축과 연료 재고를 강화하는 문제가 주요 협력 대상으로 다뤄졌다. 쿼드는 핵심광물에 이어 에너지 자원으로 경제안보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해상 물류망의 안전 확보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4개국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국제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선박과 선원의 안전한 이동을 방해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하는 행위에도 반대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실리카'와 슈퍼지능(SI) 관련 협력이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쿼드는 '쿼드 SI 액셀러레이터' 등 사업을 활용해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을 이용하도록 기술·재정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동성명은 슈퍼지능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호주·인도·일본에서는 이를 AI와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고 별도로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합의가 중국의 저비용 AI 기술 확산을 견제하려는 움직임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 등 중국산 AI 모델을 도입하려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가 적지 않은 만큼, 쿼드가 경제안보 차원에서 미국 주도의 AI 기술 보급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사이버 범죄 대응에서도 공동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4개국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는 온라인 사기와 사이버 범죄 조직의 활동을 차단하고 범죄 집단 및 지도자들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특히 북한의 해킹을 비롯한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에 대한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반도체 공급망도 새로운 협력 대상으로 추가됐다. 쿼드는 첨단 반도체와 SI 관련 하드웨어의 공급망에서 병목이 발생할 수 있는 취약 지점을 사전에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5G·6G와 개방형 무선접속망(Open RAN), SI 기반 무선접속망 분야에서도 우선 협력 국가를 선정하고 관련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경제협력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업 간 교류도 강화한다. 쿼드는 첫 '쿼드 기업지도자 포럼'을 개최해 주요 산업의 상업적 거래와 민관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4개국 수출신용기관은 오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만나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양안보 분야에서는 2027년 '시 드래건(Sea Dragon)'을 통해 인도·태평양 해양감시 협력 구상에 따른 첫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9월25일∼10월7일에는 인도 해안경비대 함정에 4개국 관계자가 함께 승선해 인도 첸나이에서 호주 퍼스까지 이동하는 공동 선박 참관 활동도 진행했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