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폐장, "활동성 단층·규모 5.5 지진 8㎞ 이내엔 못 짓는다"
부적합지역 배제기준 12개 확정
연말 후보부지 공개, 내년 상반기 공모
[파이낸셜뉴스]활동성 단층이나 규모 5.5를 넘는 지진의 진앙에서 반경 8㎞ 안에 있는 지역에는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이 들어설 수 없게 됐다. 석회암 지대와 광산·온천 등 지하자원이 분포한 지역, 중·저준위 방폐장이 있는 경북 경주시도 후보에서 빠진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달 30일 열린 제9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에서 공단이 제출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적합지역 배제기준'이 심의·의결됐다고 1일 밝혔다.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을 위한 첫 단계로, 지난 4월 수립된 '부지적합성 조사계획'의 후속 조치다.
확정된 기준은 배제기준 6개와 조건부 배제기준 6개 등 모두 12개다. 전국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 입지에 부적합하거나 부지조사에 제약이 있는 지역을 미리 걸러내기 위한 것이다.
배제기준은 장기 안전성에 영향을 주고 원자력안전위원회 기술기준 등으로 명확히 제한되는 경우다. 미래에 단층운동 가능성이 있는 활동성 단층 반경 8㎞ 이내, 리히터 규모 5.5 초과 지진의 진앙 반경 8㎞ 이내, 화산활동으로 지각변동이 우려되는 지역이 해당한다. 지하수와 반응해 싱크홀이 생길 수 있는 석회암 등 불안정 암종 분포지역과 향후 굴착 가능성이 큰 광산·지하수·온천 등 지하자원 분포지역도 제외된다. 경주시는 고준위 특별법에 따라 부지적합성 조사 대상에서 빠진다.
조건부 배제기준은 법령 개선이나 지방정부의 노력으로 제약을 풀 수 있는 경우다. 해상 운반이 어려운 내륙지역, 공항·포사격장 등 항공기 추락·군사활동 영향지역, 개발제한구역, 해양보호구역·야생생물 특별보호구역, 세계문화유산 구역·상수원보호구역 등이 포함된다. 해당 지방정부가 관계기관 협의와 인허가로 제약을 해소하면 위원회가 사업 추진 가능성과 소요 기간 등을 따져 기본조사 대상부지 선정 여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해안선에 닿지 않은 지방정부도 운반 경로상 해안 지방정부와 협의를 거치면 신청할 수 있다.
공단은 확정된 기준을 지리정보시스템(GIS)에 적용해 연말까지 기본조사 후보부지를 도출해 공개하고, 내년 상반기 기본조사 대상부지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배제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지의 안전성이나 적합성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모로 선정된 부지의 지질·지하수 특성과 장기 안전성은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인한다.
이진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부적합지역 배제기준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관계기관,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사업을 안전하고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