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항 암모니아 누출… 잔류가스에 도로·보행 통제
배관 차단에도 냉동창고 내부 고농도 검출
칠십리교~장애인회관 차량·보행자 출입 제한
인명피해 없어… 누출 원인·안전관리 조사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서귀포항 인근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유출된 암모니아 가스가 배관 차단 이후에도 시설 내부에서 높은 농도로 검출되면서 사고 이틀째인 1일 주변 도로와 보행자 통행까지 통제됐다. 소방당국이 잔류가스 제거작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냉동설비의 압력 상승 경위와 유해가스 안전관리 실태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
1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이날 오전 9시19분께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하고 서귀포시 수협 인근 칠십리교부터 서귀포시장애인회관까지 차량과 보행자의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에게는 해당 구간을 우회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앞서 서귀포시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8시26분에도 서귀포항 주변 암모니아 누출에 따른 안전조치 사실을 알리고 주민과 관광객에게 주의를 요청했다. 사고 당일부터 이어진 안전조치가 다음 날 주변 도로 통제로 확대된 셈이다.
사고는 지난 10월 31일 낮 12시27분께 서귀포항 인근에서 악취가 난다는 행인의 신고로 확인됐다. 약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주변 수산물 냉동가공업장에서 암모니아 관련 작업이 이뤄진 사실을 파악하고 즉시 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현장에는 통제선을 설치해 안전구역을 확보했다.
이후 특수구조대응단의 생화학차와 영산강유역환경청,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이 투입돼 누출 지점을 확인하고 배관 밸브 차단과 환기작업을 진행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들도 같은 날 오후 2시20분께 현장에 도착해 가스 농도 측정에 나섰다.
그러나 모든 밸브를 차단한 뒤에도 시설 내부에서 암모니아가 지속적으로 검출됐다. 특히 지난 10월 31일 오후 5시38분께 기계실 내부에 잔류한 암모니아 농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전조치가 장시간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송풍기와 호스를 이용해 남아 있는 암모니아 가스를 물탱크로 유도한 뒤 물에 흡수시키는 방식으로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스가 완전히 제거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농도 측정과 현장 통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사고 업체 측은 암모니아 냉동설비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외부 응축기 연결 배관을 통해 압력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소방당국에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당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누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설비 내부 압력이 상승한 원인과 압력조절 장치의 작동 상태, 배관의 안전성 등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암모니아는 산업용 냉동·냉장설비에서 냉매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고농도 가스에 노출되면 눈과 피부, 호흡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폐부종 등 중대한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에서는 지난 10월 1일에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염소가스가 발생해 투숙객과 직원 등 59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는 수영장 소독약 배합 과정의 문제가 사고 원인으로 파악됐다.
한 달 사이 서귀포지역에서 유해가스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시설의 안전관리와 사고 발생 시 관계기관의 공동 대응, 주변 주민에 대한 신속한 정보 제공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함께 잔류가스 제거 및 현장 안전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