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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구룡마을' 막아야 하는데…소방용수 예산 2년 연속 삭감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소방용수시설 예산 2년 연속 감소
올해 보수 대상 1272곳→945곳
최근 3년 보수 실적 468건 미달
화재취약지역 19곳 초기진화 우려

경찰과 소방 당국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의 정확한 원인과 최초 발화지점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합동감식에 착수했다. 뉴스1
경찰과 소방 당국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의 정확한 원인과 최초 발화지점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합동감식에 착수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소방용수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서울시가 소방용수시설 설치·보수 예산을 2년 연속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소방차 통행로 환경개선 예산도 대폭 줄어든 데다 최근 3년간 소방용수시설 보수 실적마저 당초 계획보다 468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곳곳에 화재취약지역이 산재한 상황에서 예산 축소와 보수 지연이 맞물리면서 대형 화재에 대비한 소방 기반시설 관리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서울시의회 소방재난본부 세입세출예산안 예비심사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소방용수시설 설치·보수 예산은 78억4200만원으로 2024년(90억6900만원) 대비 12억2700만원(13.5%) 감소했다. 지난해 89억4200만원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소방차 통행로 환경개선 예산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 2024년 6억800만원에서 지난해 2억6400만원으로 56.6%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2500만원까지 축소됐다. 2년 만에 약 95.9% 감소한 셈이다.

소방용수시설은 화재 발생 시 소방차에 물을 공급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소화전 등 관련 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소방차의 용수 보충이 지연돼 진화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특히 대형 화재는 장시간 대량의 소방용수가 필요한 만큼 평상시 시설 점검과 신속한 보수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기존 소방용수시설 보수 계획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의회 '2024회계연도 소방재난본부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소방용수시설 보수 실적은 △2022년 979건 중 773건 △2023년 886건 중 786건 △2024년 1220건 중 1058건에 그쳤다. 3년간 계획된 보수 물량 3085건 가운데 실제 완료된 건수는 2617건으로, 당초 계획보다 468건(15.2%) 부족했다.

당시 서울시의회는 일부 수도사업소가 노후 상수도 밸브 정비 등 다른 업무를 우선하면서 소방용수시설 보수공사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용수시설 보수가 다른 시설 정비 업무에 밀리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서울 곳곳에 화재취약지역이 산재해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서울시 내 화재예방강화지구는 총 19곳으로 구룡마을과 같은 목조밀집지역이 10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시장지역 6곳 △공장밀집지역 2곳 △창고밀집지역 1곳 순이다. 이들 지역은 건축물이 밀집해 화재 발생 시 불길이 인접 건물로 빠르게 확산할 위험이 크다. 특히 목조밀집지역과 전통시장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구간도 있어 초기 진화와 안정적인 소방용수 공급이 중요하다.

지난달 구룡마을 화재 당시에도 소방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화재취약지역의 소방 기반시설 관리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방용수시설 보수 물량과 관련 예산이 동시에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설 노후화와 보수 지연이 실제 화재 대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화재취약지역은 불길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소방용수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평소 철저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비상소화장치는 설치뿐 아니라 수압과 용수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실제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에 소방용수시설 설치·보수 예산 삭감 배경을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받지 못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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