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항 암모니아 누출에 주민 대피… 안전통제 확대
냉동시설 배관 차단에도 잔류가스 검출
칠십리교~장애인회관 차량·출입 통제
위성곤 지사 현장 방문… 주민 안전 점검
지난해 한림서도 냉동시설 누출 사망사고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서귀포항 인근 냉동시설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누출돼 주민 대피와 주변 도로 통제가 이뤄졌다. 배관을 차단한 뒤에도 시설 내부에서 가스가 검출되면서 사고 이틀째 수습작업이 이어졌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후 서귀포항 인근 암모니아 누출사고 현장을 찾아 주민 보호조치와 사고 수습 상황을 점검했다. 제주도와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은 현장 통제와 가스 농도 측정, 잔류가스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 10월 31일 낮 12시27분께 서귀포항 인근에서 악취가 난다는 행인의 신고로 확인됐다. 누출 장소는 어선에 공급하는 얼음을 생산하고 수산물을 냉동하는 업체로, 냉각설비에 암모니아를 냉매로 사용하고 있다.
신고를 받고 약 10분 만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해당 업체에서 암모니아 관련 작업이 진행된 사실을 확인하고 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현장에는 통제선을 설치해 안전구역을 확보했다.
이후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한국가스안전공사, 소방 특수구조대응단 등이 투입돼 가스 농도 측정과 배관 밸브 차단, 환기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밸브 차단 이후에도 시설 내부에서 암모니아가 지속적으로 검출됐다. 이날 오후 5시38분께 측정에서는 기계실 내부에 고농도의 암모니아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송풍기와 호스를 이용해 잔류가스를 물탱크로 유도한 뒤 물에 흡수시키는 방식으로 제거작업을 진행했다. 사고 다음 날인 1일 오전까지도 암모니아가 검출되면서 안전조치가 이어졌다.
주민 보호조치도 확대됐다. 서귀포시는 현장상황실을 설치하고 인근 가구에 대한 대피조치를 실시했다. 주변 음식점에는 영업 시 주의를 당부하고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특히 1일 오전 9시19분에는 서귀포시 수협 인근 칠십리교부터 서귀포시장애인회관까지 차량 통행과 출입을 통제한다고 안내했다. 주민들에게는 해당 구간을 우회하고 주변 지역의 야외활동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제주도와 관계기관은 두 차례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누출 상황과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냉동설비 가동 중단과 현장 통제, 가스 농도 측정 등 안전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사고 업체 측은 냉동설비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외부 응축기 연결 배관을 통해 압력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소방당국에 설명했다.
정확한 압력 상승 원인과 설비의 안전장치 작동 여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업체 측 진술과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산물 냉동·냉장시설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냉매다. 고농도 가스에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으며, 노출 정도에 따라 폐 손상 등 중대한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에도 수산물 냉동가공업장에서 암모니아 누출로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2월26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수산물 냉동가공업장에서는 냉동시설을 점검하던 70대 업체 대표가 누출된 암모니아 가스를 흡입해 숨졌다.
당시 가스안전관리 책임자는 냉동시설 밸브가 부품 부식으로 완전히 닫히지 않는 상태를 발견하지 못하고 교체하지 않은 과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방법원은 올해 8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책임자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안전관리 책임자가 시설 관리와 안전교육을 소홀히 해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위성곤 지사는 현장에서 "사고 수습이 늦어질수록 시민들의 불편도 길어진다"며 "필요한 전문인력을 조속히 확보하고 관계기관이 협력해 안전조치를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도는 잔류가스 제거와 안전성 확인 결과를 토대로 주민 보호조치와 후속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