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최약체라 비웃던 전문가들 보란 듯이" 8위에서 3위로, KIA의 2026년은 '분명' 대성공이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작년 8위 수모 씻고 정규 3위 대반전… 디펜딩 챔피언 LG 스윕하며 자존심 회복
삼성과 5차전 끝장 승부 아쉬운 패배, 그러나 KS 문턱까지 닿은 투혼
'홈런왕' 김도영 각성·젊은 피 폭풍 성장 수확… 세대교체로 2027년 정조준

30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라이온즈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5회 말 2사 1루 KIA 김도영이 2루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라이온즈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5회 말 2사 1루 KIA 김도영이 2루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비록 한국시리즈(KS)를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멈춰 섰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호랑이 군단의 매서운 반란이었다.

KIA 타이거즈의 2026년 가을 여정이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최종 5차전 1-6 패배로 막을 내렸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 벼랑 끝 4차전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끝장 승부까지 시리즈를 끌고 갔으나, 마지막 한 고개를 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올 시즌 KIA가 남긴 발자취는 패배의 아쉬움보다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2024년 통합 우승 이후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8위로 곤두박질쳤던 KIA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혹했다. 비지니스를 타고 미국으로 이동했던 선수단의 전지훈련지는 곧바로 외딴 섬으로 바뀌었다. 하위권을 맴돌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대구=뉴스1) 박지혜 기자 = 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2사 상황 KIA 박재현이 3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6.11.1/뉴스1 /사진=뉴스1화상
(대구=뉴스1) 박지혜 기자 = 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2사 상황 KIA 박재현이 3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6.11.1/뉴스1 /사진=뉴스1화상

하지만 호랑이 군단은 실력으로 증명했다. 5월 초 6위에서 시작된 반등은 8월의 폭발적인 5연승과 함께 3위 도약으로 이어졌고, 시즌 최종전에서 기어코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가을 무대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3전 전승으로 셧아웃시키며 리그를 흔들었다.

30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2사 1,2루 상황 KIA 한준수가 역전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6.10.30 ⓒ 뉴스1 박지혜 기자 /사진=뉴스1
30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2사 1,2루 상황 KIA 한준수가 역전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6.10.30 ⓒ 뉴스1 박지혜 기자 /사진=뉴스1

비관론을 뚫고 일궈낸 성과의 중심에는 신구 조화가 자리한다.

리그를 폭격하며 홈런왕으로 각성한 김도영을 필두로 나성범, 해럴드 카스트로가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박재현, 한준수 등 젊은 피들은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 알을 깨고 나왔다. 제임스 네일과 애덤 올러의 원투펀치, 그리고 전상현, 조상우, 성영탁이 버틴 철벽 불펜은 가을 내내 상대를 옥죄었다.

기적 같았던 정규시즌 3위 도약, 그리고 피 말리는 플레이오프 5차전의 혈투. 비록 대권의 꿈은 멈춰 섰지만, '최약체'라 조롱받던 언더독이 일궈낸 반란은 리그 전체의 지형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한 끗이 모자랐을 뿐, 세대교체의 척추를 완벽하게 세워 올린 호랑이 군단의 진격은 실패가 아니다.

2026년의 가을은 이렇게 끝이 났다. 하지만 가장 찬란한 이들의 언더독 서사는, 내년 시즌 리그 전체를 집어삼킬 더 잔혹한 맹수의 등장을 알리는 진짜 예고편일지도 모른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