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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1번 타자·마무리 한꺼번에 찾았다"… KS 좌절에도 KIA가 2027년을 기대하는 이유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준수 115경기·타율 0.281, 주전 포수로 도약
박재현 19홈런·21도루, 진짜 리드오프 등장
전상현 가을 7⅓이닝 무실점, 고질적인 마무리 고민 해결
대체하기 어려운 핵심 포지션 3곳 확보…2027년 대권 도전 기반

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2사 상황 KIA 박재현이 3루타를 날리고 있다. 뉴스1
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2사 상황 KIA 박재현이 3루타를 날리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시리즈(KS) 진출은 최종 5차전에서 아쉽게 멈춰 섰다.

하지만 호랑이 군단의 2026년 가을은 결코 빈손이 아니었다. 정규시즌 8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한 성적표나 김도영의 완벽한 부활만큼이나 가슴설레이는 소득이 존재한다.

야구에서 돈을 쏟아부어도 단기간에 구하기 가장 어렵다는 핵심 포지션 3곳의 완벽한 주인을 한꺼번에 찾아냈다는 사실이다. 안방을 꿰찬 한준수, 어쩌면 10년을 책임질 수도 있는 리드오프 박재현, 그리고 9회를 삭제한 전상현이 그 주인공들이다.

30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2사 1,2루 상황 KIA 한준수가 역전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뉴스1
30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2사 1,2루 상황 KIA 한준수가 역전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뉴스1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안방의 권력 이동이다.

KIA는 올해 한준수라는 확실한 미래를 주전으로 격상시켰다. 한준수는 정규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7홈런, 38타점을 기록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태군(88경기)의 출장수를 훌쩍 넘어섰다. 타격 생산성이 탁월한 '좌타 포수'라는 뚜렷한 희소성까지 갖췄다. 7월 말 한때 좌투수 상대 타율이 4할을 넘길 만큼 좌완에 강하다.

단기전 중압감도 이겨냈다.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회 역전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데일리 MVP를 거머쥐었다. 이제 한준수는 '미래'가 아닌 명실상부한 호랑이 군단의 '현재'다.

1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KIA 3회초 공격 2사 주자 1루서 박재현이 1타점 적시3루타를 때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뉴시스
1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KIA 3회초 공격 2사 주자 1루서 박재현이 1타점 적시3루타를 때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뉴시스

가장 놀라운 진화의 주인공은 단연 20세의 리드오프 박재현이다. 지난해 58경기에서 타율 0.081(5안타)에 그쳤던 대수비 요원이 불과 1년 만에 132경기 타율 0.293, 19홈런, 21도루, 81득점, OPS 0.802를 찍는 진짜 1번 타자로 환골탈태했다. 시즌 전 KIA의 가장 큰 고민이 리드오프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박재현의 등장은 천군만마 그 이상이다.

박재현의 진정한 가치는 19홈런-21도루라는 파괴력 넘치는 기록 이면에 숨어있다. 20-20 클럽 가입에 홈런 단 1개만을 남겨뒀던 10월 12일 LG 트윈스전.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재현은 대기록을 향한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팀의 3위 확정을 위해 기습 번트를 댔다.

이 희생은 김도영의 결승 투런포로 이어졌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타격이 안 풀리는 날엔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팀을 구했다. 장타력, 기동력, 수비력에 헌신적인 멘탈까지 갖춘 '완성형 리드오프'의 탄생이다.

물론, 가을에 박재현은 부진했다. 하지만 시즌 첫 풀타임때 아무리 잘했다고 하더라도 가을은 통과의례나 진배 없다. 한번은 겪어야 한다. 일례로 두산 시절 머신 김현수도 시즌 첫 한국시리즈에서는 부진했을 정도로 가을은 신인에게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이번 가을의 부진은 박재현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30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8회초 KIA 교체투수 전상현이 역투하고 있다.뉴스1
30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8회초 KIA 교체투수 전상현이 역투하고 있다.뉴스1

마지막 퍼즐은 가장 절실했던 마무리 전상현이다.

오랫동안 집단 마무리 체제로 살얼음판을 걷던 KIA의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 잠갔다. 올 시즌 46경기에 등판해 46⅓이닝 4승 2패 15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을 남겼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0.80에 불과할 정도로 짠물 투구를 펼쳤다.

4월 내복사근 부상으로 49일이나 자리를 비웠지만, 복귀 후 필승조를 거쳐 클로저로 완벽히 정착했다. 가을 무대에서는 더 잔혹해졌다.

10월 들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포함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PO 3차전 8회 1사 만루 병살타 유도, 4차전 2이닝 퍼펙트 삭제 등 PS 5경기 7⅓이닝 무실점의 압도적 위용을 뽐냈다. 내년 시즌 외부 FA 시장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될 만큼 완벽한 내부 육성이다.

공격의 혈을 뚫는 1번 타자, 투수를 다독이는 안방마님, 그리고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클로저. 반짝 활약으로 결코 채울 수 없는 야구의 3대 핵심 척추가 단 1년 만에 모두 세워졌다. 비록 대권 도전은 나중으로 미뤄졌지만, KIA의 내일이 결코 어둡지 않은 이유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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