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확성기 말 폭탄' 속 실전 위협 고도화, 한미 비행장·포병진지 무력화 '집속탄' 위력 과시
KODEF·KIDA 분석, 북한 KN-24 차륜형 발사대서 집속탄 위력 시험 과시
한국군 항공기 격납고·탄약고 모의 표적섬 타격 '대인·경장갑 광역 제압'
김여정 공언 '대남 확성기' 잠잠, 맞불 방송 부담·동절기 국경 요새화 변수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를 겨냥해 "철저히 힘으로 위협을 억제하겠다"고 공언하며 핵·재래식 통합(CNI) 위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이 예고했던 대남 확성기 재가동은 정작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우리 군의 주요 비행장 격납고와 포병진지를 모의한 표적섬에 집속탄두를 투하하는 실전 타격 장면을 공개함으로써 핵심 군사시설을 겨냥한 노골적인 위협은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군 격납고·탄약고 겨냥 'KN-24' 차륜형 발사대 및 광역 제압 시험
2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9일과 31일 각각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하며 북한판 아타큼스(ATACMS)로 불리는 'KN-24(화성-11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차륜형 이동식 발사대(TEL) 및 집속탄두 성능 평가 시험을 공개했다.
KODEF 분석 결과, 북한은 지난 2023년 7월 전승절 열병식에서 차륜형 TEL을 처음 선보인 이후 기존 궤도형에서 차륜형으로 형상을 전면 변경해 기동성을 높였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합참이 미사일 발사를 즉각 발표하지 못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해안 무인도 표적섬을 향해 짧은 거리와 극도로 낮은 고도로 발사되어 방사포(다연장로켓)로 오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가장 치명적인 지점은 타격 대상이다. 북한이 공개한 서해 표적섬 상공에서는 수십 개의 자탄이 공중 분산된 후 다시 2차 분리되는 광역 제압 형태가 실증됐다. 표적섬 내에 설치된 다수의 아치형 지붕 건물들은 한국군의 항공기 격납고, 탄약고, 포병 진지 등 핵심 군사시설을 고스란히 모의한 표적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자체 개발한 '표준 2형 산포전투부(집속탄두)'를 통해 최대 12~13정보(약 130,000㎡)의 광활한 면적을 일시에 초토화할 수 있는 대인 살상 및 경장갑 차량 파괴 능력을 검증하며 대남 타격의 실효성을 노골적으로 과시했다.
■재래식 열세 보완하는 유연성 "요격 실패 시 군사시설 방호 부담 가중"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위원은 이번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 단순히 신형 무기를 노출한 차원을 넘어, 기존 단거리 탄도미사일 전력의 활용 범위를 극대화하고 작전 목적에 따라 탄종을 다변화하려는 정밀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인 고폭탄이 특정 단일 목표물의 정밀 파괴에 집중한다면, 집속탄은 넓은 영역에 분산된 대공·군수 인프라를 동시다발적으로 마비시키는 데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 위원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신속한 전술 타격 능력과 집속탄의 광역 스펙트럼을 결합할 경우, 제한된 수의 미사일 기습으로도 아군 측에 상당한 누적 피해를 강요할 수 있다"며 "이는 한미 연합 전력 대비 재래식 무기의 상대적 열세를 비대칭 기술로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략적 관점에서 "이러한 다양한 탄종 확보는 전장 상황에 따른 군사적 운용 유연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군의 방어 부담을 구조적으로 높이는 대외적 압박 메시지"라면서도 "실제 타격 정확도와 자탄의 신뢰성, 실전 배치를 위한 양산 체계 수준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추가적인 군사적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여정 예고한 대남 확성기는 '침묵' 동절기 국경 공사 중단 변수
이처럼 후방에서 실질적인 탄도미사일 및 집속탄 전력화를 고도화하는 것과 달리, 최전방 확성기 도발 등 직접적인 접경지 충돌은 정작 소강상태를 보이는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총무부장이 지난달 19일 군사분계선(MDL) 인접 구역 내 한국군의 대응 사격 등을 명분 삼아 '10월 중 대남 확성기 가동 재개 검토'를 상정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으나, 예고 시한을 넘긴 현재까지 본격적인 확성기 실가동 및 재개 정황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최전방 전선에서 북한군의 대남 확성기 가동 상황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국가정보원 역시 국회 보고를 통해 가동 사실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북한이 확성기 카드를 선제적으로 꺼내지 못하는 배경에는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이 경고한 '비례적 대응(대북 맞불 방송 재개 및 군 통신선 연계 제안)'에 대한 군사적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여정 부장 역시 담화에서 '조건부 재개' 뉘앙스의 표현을 사용하며 한발 물러서는 정황을 보였다.
여기에 땅이 얼어붙는 동절기가 임박했다는 점도 물리적 대치 국면의 변수다. 북한군은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 최전방 MDL 일대의 장벽 설치와 지뢰 매설 등 '국경선화' 야외 작업을 중단한 뒤 이듬해 봄에 재개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최전방 공사가 동절기 제약으로 중단되면 우리 군과의 물리적 마찰 요인 자체가 감소해, 북한 역시 대남 확성기를 선제 가동할 전술적 명분이나 실효성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합참, 北 탄도미사일 '미공지' 해명 "작전보안 고려한 신중한 조치"
우리 군으로서는 최전방의 대남 확성기 도발 유예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유사시 북한에 기습적인 미사일 도발과 요격 실패 시 주요 군사기지에 치명적인 광역 피해를 주는 북한의 재래식 비대칭 전력 강화 등을 압도하는 대비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 위원은 "한미 연합 감시정찰(ISR) 자산의 통합 가동과 미사일 방어체계(KAMD) 발전을 지속하는 한편, 주요 군사 전력의 분산 배치와 핵심 핵심 격납 시설의 방호력 향상, 피해 복구 및 작전 지속 능력을 원점에서 종합 강화하는 통합 방어 태세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군 당국은 지난달 31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식별하고도 언론에 공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공지 여부는 우리 군의 감시·정찰 자산 및 능력의 보호, 작전보안 등을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관련 질문에 대해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기 때문에 발표를 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미사일의 경우 특성과 제원에 대해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고도의 정밀 분석이 진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이 북한의 모든 발사체에 대해 공지하지는 않는다. 언론 공지는 신중을 기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달 31일 '전술탄도미사일 산포전투부(집속탄 탄두)의 전투적용성 및 위력평가시험'을 진행했다 보도했다. 해당 미사일은 낮은 고도와 짧은 사거리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항으로 우리 군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안보리 결의 위반 아님)을 제외하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를 언론에 즉각 공지해 왔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