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광주 軍공항 이전, 국내 5개 COB '포괄협정'으로 연내 타결 목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방부 "광주 군공항 미군시설 임시배치, 한미 포괄협정에 포함 협의 조율 중"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보 속도전 2028년 중순 시설 임시배치 추진
한미동맹 조율 속 국회 비준 절차 밟을 전망, 美 법제상 절차와 연동이 변수

지난 8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 공항 부지와 관련해 "국방부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의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 광주 군 공항 기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이날 광주 군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제1전투비행단 전투기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 공항 부지와 관련해 "국방부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의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 광주 군 공항 기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이날 광주 군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제1전투비행단 전투기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보를 위해 국내 5개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COB)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협정' 체결 카드로 광주 군공항 이전을 추진 중이다. 한미 양국은 이전을 추진 중인 대구 군공항을 계기로 지난 2021년부터 포괄협정 논의를 이어왔으나 최근 1년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정부는 이번에 광주 기지 이전 현안까지 한데 묶어 연내에 양국 간 협정 문안 협의를 최종적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광주 군공항 내부에 위치한 주한미군 시설의 임시 배치 문제를 기존에 협의해 오던 COB 이전 관련 포괄협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호남권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현재 미군 측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포괄협정의 국회 비준 동의를 얻어 미군 시설 이전 및 공여구역 반환 절차를 신속히 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COB 포괄협정' 조율 진전, 600억대 미군시설 공사 중단도 협의
COB(공동운영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미 공군 전력이 전개되어 우리 군과 함께 운영하는 핵심 군사시설로, 평시에도 미군이 기지 내 일부 공여 구역을 사용한다. 현재 국내에는 대구와 광주를 비롯해 청주, 김해, 수원 등 총 5곳의 공군기지가 COB로 지정되어 관리 중이다.

앞서 한미 실무진은 지난 2024년 10월 포괄협정 문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25년 11월 미국 국무부가 회신한 수정 문안에 대해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근까지 논의가 정체되어 왔다. 최근 조율 과정에서 문구 협의에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간 군공항 이전 포괄협정과 관련해 큰 틀의 합의가 거의 다 이루어졌다"고 밝히며 정부의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했다. 위 실장은 "미국 역시 광주 기지를 해당 포괄협정안에 포함해 동시 대처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이에 이견이 없다"라며 "지연되던 몇 가지 핵심 쟁점에서 최근 진전이 있었던 만큼, 협정이 체결되면 광주 기지를 포함한 전반적인 군공항 이전을 위한 거대한 제도적 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인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부지를 조기에 확보하고자 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오는 2028년 중순 이전까지 광주 기지 내 시설들을 타 기지로 임시 배치한다는 타임라인을 세운 상태다. 이에 따라 기지 내 미군시설 역시 임시배치가 불가피해졌으며, 이 구체적인 절차와 조건들이 이번 포괄협정 문안에 수록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광주 군공항 내 미군시설에서 진행 중이던 총사업비 600억 원 규모의 시설 보강공사 처리 방향도 협의 테이블에 올랐다. 해당 공사는 국가산단 부지 선정 발표 이전에 수립된 방위비분담금 현물지원 사업으로, 현재 항공유 급유시설 건설(586억 원), 엔지니어 저장시설 보수(36억 원), 철제 물탱크 보수(13억 원) 등이 추진 중이다.

정 대변인은 "현재 공정률이 0.2% 수준으로 극히 초기 단계"라며 "소중한 국가 예산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산단 추진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공사 중단 조치를 포함한 다양한 대안을 포괄협정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 공항 부지와 관련해 "국방부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의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 광주 군 공항 기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이날 광주 군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제1전투비행단 전투기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 공항 부지와 관련해 "국방부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의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 광주 군 공항 기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이날 광주 군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제1전투비행단 전투기 모습. 연합뉴스

■'국가 간 조약' 발효 체계, 美 국방수권법 및 국무부 법제 심사 연동 변수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연내 문안 최종 완료' 및 '2028년 중순 임시배치'라는 타임라인이 실제 발효되기까지는 한미 양국의 상이한 법적·절차적 시스템을 조율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COB 포괄협정의 성격상 양국 행정부 간의 문안 조율뿐만 아니라, 미국의 고유한 의회 통제 절차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포괄협정의 연내 문안 협의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으나, 이것이 실제 제도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미국 측의 까다로운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국민적 오해나 착시가 없도록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 전문가는 특히 미국의 '국방수권법(NDAA)'에 따른 해외 기지 예산 통제권에 주목했다. 미국은 자국법상 해외 미군 기지의 시설을 변경·폐쇄·이전하거나 관련 예산(방위비 분담금 현물 지원 포함)을 조정할 때, 반드시 미 의회 청문회와 국방수권법의 승인 또는 보고 절차를 충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일방적인 조기 산단 추진 일정에 맞춰 미국의 법적 절차가 연동되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행정부 내부의 면밀한 법제 심사 단계도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과거 한미 간 기지 이전이나 방위비 관련 협정 체결 시, 미국 국무부 법률실의 문안 심사 및 유관 부처 간 내부 심의에만 1년 이상 소요된 전례가 적지 않다. 이번 포괄협정 역시 지난 2025년 11월 미 국무부가 수정 문안을 회신한 이후 양국 간 조율이 장기화하며 최근까지 1년간 논의가 멈춰 섰던 배경이기도 하다.

해당 전문가는 "미국은 주한미군의 '작전 유연성(Operational Flexibility)'이나 기지 운용의 효율성 측면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심사를 진행한다"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동맹 전반의 핵심 현안들이 맞물려 있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정부와 군 당국은 미 의회의 고유 권한과 절차적 타임라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외교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정교한 대응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가 간 조약 형태로 체결되는 COB 포괄협정은 체결 이후 대한민국 국회의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야 최종 발효된다. 정부는 연내 문안 협의가 완결되는 대로 국회 동의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전 광주 제1전투비행단을 방문, 비상관제탑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와 시설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전 광주 제1전투비행단을 방문, 비상관제탑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와 시설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