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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821조 '새로운 성장공식'…"성장·분배 이분법 벗어나야"

최종근 기자, 송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모두의 성장' 전환 강조, 미래 성장동력·격차 완화에 집중투자
국가채무비율 48.3%로 하락 전망 "국채의 순증가분이 거의 없어"
중앙행정기관 44개 세종 이전, 청년 43.3조·AI 21.3조 투자
"관건은 실행과 속도" 12월 2일 법정기한 내 예산안 처리 요청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정부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정부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낡은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달라진 시대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성장 공식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2027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K자 성장'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 지역과 계층, 소수 기업에 성장의 기회와 성과가 집중되는 '소수의 성장'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모든 국민들이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고르게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수도권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지방, 지역도 함께 잘 사는 나라, 성장의 결과뿐만 아니라 성장의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는 그런 공정한 나라를 꼭 만들어야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국민 개개인의 삶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상반기 성장률 3.8%,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 가능성 등을 거론하면서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불평등과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나라 경제는 좋아졌다는데 내 살림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호소, 내 삶이 나아지지 못한다면 성장이 무슨 소용이냐라는 이 무거운 질문에 우리가 답해야 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 일자리와 서민 금융, 주거 안정 정책으로 구성된 '3대 민생 프로젝트'를 이러한 전환의 첫걸음으로 제시했다. 이들 정책이 "사회안전망을 넘어 사각지대 없는 두툼한 사회안전매트를 지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단단하게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지향하며 선도국가로 만들어 갈 미래선점 예산이자 국가 성장을 국민의 성장으로 이어낼 성장확산 예산"이라고 규정했다.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으로 추가 세수를 청년,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축에 집중 투자하고, 여유자금은 세수 부족 시 재정 여력을 보강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예산 편성 원칙으로는 과감한 투자와 낭비 방지, 조세지출보다 재정지출 우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우대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2100여개 기존 사업 폐지를 포함해 6476개 사업에서 총 107조2000억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3.9%에서 내년 -0.1%로 개선되고, 국가채무 비율도 51.6%에서 48.3%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채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기존 국채 상환에 사용해서 국채의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생 분야에서는 주요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하지 않아도 수급 자격이 있으면 자동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기준중위소득은 6.7% 인상하고,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는 월 221만8000원까지 높인다. 신혼부부에게 혼인지원금 100만원, 출산 시 아이맞이지원금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동수당과 부모급여를 통합한 아동기본수당은 12세까지 매월 기본 20만원, 우대지역에는 30만원씩 지급한다.

청년 예산은 올해보다 53.5% 늘어난 43조3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대학생 6만명에게 졸업 전 첫 경력을 제공하는 인턴학기를 도입하고, 청년미래적금은 19∼34세 청년 누구나 조건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서는 지역사랑상품권 25조6000억원과 온누리상품권 4조5000억원을 발행한다.

지방에 성장 기회를 넓히기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개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고,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연내에 계획을 확정하여 내년부터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토대전환과 지방주도성장에 올해의 두 배가 넘는 33조원을 투자하고, 지방 국립대 30개교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 투자에 2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프론티어 AI 개발 사업에는 4조7000억원을 집중 지원하고, NEXT 10대 전략기술 분야에는 13조8000억원을 배정한다. 연구개발(R&D) 예산은 역대 최대인 39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국방 예산은 8.2% 늘어난 73조3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대통령은 "확고한 자력방위를 위해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에 필요한 전력을 비롯해 핵추진잠수함과 KF-21 등 막강한 핵심전력을 차질 없이 확보하고, AI·로봇·드론 기반의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해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신속하게 대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가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될 때"라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관건은 실행과 속도"라며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심의과정에서 여와 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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