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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전모의' 혐의 여인형 첫 재판서 "중복 또는 억지기소...공소기각돼야"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2024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2024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비상계엄 선포에 대비해 국회의원 체포 등을 목적으로 합동수사본부 시행계획을 불법 수정하게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여 전 사령관 측은 "계엄과 연결된다면 이중기소이고, 연결되지 않는다면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공소기각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3부(부장판사 류창성 장성훈 오창섭)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여 전 사령관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특별검사팀이 제시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기획관리실 부대원들에게 '보안 작업'을 명목으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경찰과 군사경찰 등을 방첩사 지휘 아래 혼합 편성하는 내용으로 전시 합수본 시행계획을 수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시 방첩사 수사관만으로는 다수의 국회의원을 포고령 위반 혐의로 체포하는 데 한계가 있고 유관기관 파견 인원도 단순 연락관에 불과하다는 점을 사전에 정비하려는 목적이라고 봤다.

특검은 "실무진들은 수사권 차이와 직제 위반을 이유로 반대했다"며 "비상계엄 시 포고령 위반자 체포를 원활히 하기 위한 불법적 목적으로 직권을 남용해 시행계획 수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 측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공소기각과 무죄를 주장했다. 이미 같은 내용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고, 다른 내용의 기소라면 특검의 수사대상에서 벗어난 억지 기소라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12·3 비상계엄 당일 합수본 체포조 편성·운영과 관련해 이미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며 "특검 주장대로 이번 사건이 12·3 계엄과 연결된다면 같은 직권과 목적에 기한 이중기소에 해당해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반대로 12·3 계엄과 무관하다면 특검법상 정해진 수사 대상 범위를 벗어난 공소제기이므로 어느 쪽이든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체적 혐의에 대해서도 정당한 통상 업무였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시행계획 보완은 방첩사가 매년 해오던 정기업무의 일환이며, 2023년 12월은 비상계엄이 처음 언급됐다는 시기보다도 4개월 앞선 시점으로 불법 목적 자체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무진에게 수정을 강요한 사실이 없고, 특검이 확보한 문건 사본 역시 다른 사건 명의로 영장 없이 임의제출 받은 위법수집증거"라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부는 특검의 직권남용 혐의 구조에 대해 구체적인 소명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방첩사령관을 보조하는 부대원들이 안을 마련한 행위가 직권남용죄상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 보조 공무원의 고유 권한 침해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인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변경된 시행계획이 계엄 준비에 해당했는지를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재판부가 "합수본과 방첩사는 별개 기구인데, 경찰 등을 지휘하는 주체가 방첩사령부인가 아니면 합수본 구성원인가"라고 묻자, 특검은 "기존 체제에서는 직접 수사권이 발생하지 않는데 바뀐 계획에서는 각 기관 인원을 차출해 모이게 하고 이를 지휘하려는 것이 핵심"이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합수본 1팀장 등으로 보직될 경우 그 권한으로 지휘하는 것이지, 방첩사 자격으로 지휘하는 게 아니지 않으냐. 구별해야 하는 개념 아니냐"고 꼬집었다.

여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개정 전에는 네트워크 조직으로서 협조하는 관계였다면 개정안은 물리적으로 와서 함께 움직여본 것일 뿐, 지휘 관계나 법령상 수사지휘 등 법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고 맞섰다.

여 전 사령관 본인도 법정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방첩사의 주요 임무가 합수부를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만든 작전계획"이라며 "군 생활을 해보셨으면서 자꾸 기밀이라는 식으로 말을 돌리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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