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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끝판왕' 은마 펜트하우스, 신청서 열어보니 '미달'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143㎡ 펜트' 희망자 1년 새 50명→10명 '뚝'
수십억 분담금 부담에 국민평형으로 이동
조합 "조합원 모두 원하는 평형 받게 조정 예정"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 은마아파트 조합원들이 대형 평형 대신 실속형 주택으로 대거 발길을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십억원대 분담금과 대출 규제, 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무리한 면적 넓히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진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0일까지 조합원들에게 분양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펜트하우스인 전용 143㎡(56가구)는 1순위 신청자가 10명에 그쳐 미달됐다. 2순위(8명)와 3순위(7명) 신청자까지 더해도 25명에 불과해 전체 물량의 절반이 넘는 31가구가 남는다.

중대형 타입도 1순위 신청자가 공급 가구 수에 못 미쳤다. 전용 118㎡(336가구)는 159명이 신청해 절반을 채우지 못했고, 전용 128㎡(209가구)는 203명으로 6가구가 남았다.

이는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1월 조합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평형 선호도 설문 때와는 달라진 흐름이다. 당시 143㎡ 펜트하우스를 신청한 조합원은 50명에 달했다.

118㎡와 128㎡도 각각 216명, 305명이 선택하면서 지금보다 수요가 많았다. 분담금이 최대 97억3000만원으로 추산된 전용 286㎡ 펜트하우스에는 12명이 몰리면서 조합은 대형 타입 증설까지 검토했다.

반면 국민평형(국평)으로 불리는 전용 84㎡(1354가구)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1년 전 설문에서 1473명이 84㎡를 선택했지만 이번 분양신청에서는 1885명으로 400명 넘게 늘었다. 국평과 함께 일반적인 선호 타입으로 꼽히는 전용 59㎡와 109㎡도 1순위에서 배정 가구 수를 웃도는 신청자가 몰렸다.

조합은 최대한 모든 조합원이 원하는 면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 나가기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대형 면적을 선호했던 조합원들이 84㎡로 마음을 바꾸면서 변동이 생겼다"며 "내년 여름쯤 윤곽이 나올 대안설계에 이번 신청 결과를 반영해 평형별 가구 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양신청에서 제외된 전용 286㎡ 펜트하우스 설계도 시공사와 함께 준비 중이며 확정 시 설문조사와 신청 접수를 추가로 받을 방침이다.

조합원들이 대형 평형을 기피하게 된 결정적 원인으로는 막대한 추가 분담금이 꼽힌다. 은마아파트 펜트하우스(전용 143㎡)를 분양받을 경우 분담금은 34억∼37억원으로 추산된다. 286㎡를 택하면 분담금이 94억∼97억원에 달한다.

118㎡와 128㎡도 기존 주택 크기에 따라 16억∼23억원대의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 공사비 상승과 사업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분양가로 전가된 영향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대형 평형 선호가 여전한 반포 등과 달리, 은마는 조합원 분양가가 높아 거액의 추가 분담금을 더 내고 대형으로 갈아탈 유인이 사라진 것"이라며 "투자 금액 대비 기대 수익과 환금성을 따진 조합원들이 가장 안전하고 검증된 84㎡로 눈높이를 낮춘 결과"라고 말했다.

일반분양을 앞둔 서초구 '디에이치반포124'(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경우 조합원이 대형 평형을 '싹쓸이'하면서 84㎡ 1358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오게 됐다. 은마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우리 조합의 최우선 과제는 분담금 절감"이라며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계속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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