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조직개편 부결 후폭풍… 교원·학부모 7개 단체 반발
교육위 가결 이틀 만에 본회의 부결
찬성 4명·반대 28명… 표결 책임론
교권 보호·위기학생 지원조직 제동
교육감 사과… 연내 재심사 요구 확산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교육청 조직개편안을 부결한 데 대해 교원·공무원노조와 학부모단체 등 7개 단체가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의 인사권을 둘러싼 기관 간 갈등으로 교권 보호와 위기학생 지원조직 신설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의회의 표결 책임과 교육청의 소통 부족이 동시에 도마에 올랐다.
2일 제주 교육계에 따르면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제주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주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제주모임,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에 이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제주지부도 조직개편안 부결에 대한 비판 입장을 밝혔다.
논란은 지난 10월 23일 제주도의회 제45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작됐다. 제주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은 재석 의원 41명 가운데 찬성 4명, 반대 28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함께 제출된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도 찬성 5명, 반대 28명, 기권 8명으로 처리되지 못했다.
두 조례안은 불과 이틀 전인 21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그러나 본회의에서는 교육위원 7명 가운데 김혜지 의원만 찬성했다. 강동우 교육위원장은 반대표를 던졌고 나머지 5명은 기권했다. 상임위에서 의결한 안건을 이틀 만에 뒤집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조직개편안은 교육청 본청의 3국 체계를 2국으로 조정하고 기존 안전국과 행정국을 행정안전국으로 통합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신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담당관과 학생통합지원과, 학교지원정책추진단, 4·3교육과 등을 신설해 학교 지원 기능을 강화하도록 설계됐다.
학생통합지원과는 여러 부서에 흩어진 학생안전과 정서·생활·맞춤지원 업무를 연계해 위기학생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은 교권 침해 예방부터 갈등 조정과 피해 교원 회복까지 전담하도록 구상됐다. 학교지원정책추진단은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고, 4·3교육과는 2028년 제주4·3 80주기에 대비한 평화·인권교육을 맡을 예정이었다.
부결의 주요 쟁점은 조직개편안에 직접 포함되지 않은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실의 소속과 인사권 문제였다. 도의회는 교육청 소속으로 근무하는 전문위원실 공무원 6명의 정원을 도지사 소속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요구해 왔다. 의회가 교육청 예산과 정책을 감시하는 만큼 지원조직의 인사 독립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23일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선 하성용 의회운영위원장은 "교육청이 전문위원실 운영체계에 관한 의회의 요구에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조직개편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송영훈 의장도 "주요 정책과 조직개편 과정에서 의회와 충분히 협의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교육청의 소통 부족을 비판했다.
반면 제주교총과 전교조 제주지부는 전문위원 인사권 문제를 학교 지원조직 개편과 분리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교총은 교육청의 사전 조율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기관 간 이견 때문에 학교 현장 지원조직까지 무산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교육활동보호담당관과 학생통합지원과 등의 설치가 더는 미뤄져서는 안 된다며 연내 재심사를 촉구했다. 제주실천교육교사모임도 학생 지원과 교권 보호를 위한 전담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교사운동 제주모임과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 역시 부결에 유감을 표명했으며,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는 교육위원회의 표결 번복 경위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제주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은 전문위원실 정원 6명의 이관을 요구하는 법적 근거와 필요성을 도의회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부결로 방과후·돌봄 업무를 담당하는 한시 정원의 연장 여부까지 불투명해졌다며 학교 현장의 행정 공백을 우려했다.
학부모단체의 비판은 도의회와 교육청 양쪽을 향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제주지부는 지난 10월 30일 배포한 성명에서 학생통합지원과 신설이 무산된 점을 문제 삼으며 교육위원회가 이틀 만에 판단을 바꾼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교육청도 사전 협의와 설득에 실패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조직개편안을 다시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은 지난 10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조직개편안 부결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고 교육감은 "의회와의 소통·협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학교 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위원실 인사 독립성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교육의원제 일몰 이후 교육자치 체계와 연결된 문제여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조례안 부결로 당초 목표였던 2027년 1월 조직개편 시행은 불투명해졌다. 기존 학생 지원과 교권 보호 업무가 즉시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전담조직 설치와 방과후·돌봄 인력 운영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교육계 단체들은 11월 회기부터 수정안을 재추진해 연내 처리하고, 그전까지 학생 지원과 교육활동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시 대응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의회의 인사 독립성 확보와 교육청의 학교 지원조직 개편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남은 과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