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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거래 대신하는 시대... 다음 사이클 키워드는 ‘탈중앙화’"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톰 슈미트 드래곤플라이 제너럴파트너가 예측하는 자본 향방
"중앙 플랫폼 기댈 이유 줄어들고
집약된 기능 개인 단위로 흩어져"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개인이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일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다음 사이클의 키워드는 결국 '탈중앙화'다."

톰 슈미트 드래곤플라이 제너럴파트너는 2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자본이 다음으로 향할 곳을 꼽으라면 탈중앙화 영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2018년 초창기부터 가상자산에 집중 투자해온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 운용자산을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서 65억달러(약 8조 7000억원)까지 키웠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의 초기 투자사이기도 하다.

슈미트 파트너가 그리는 그림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다. 슈미트 파트너는 "AI 에이전트 덕분에 사람이 일일이 조작하지 않아도 결제와 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비서 역할을 하는 AI가 스스로 여러 일을 처리하게 되면 중앙의 사업자나 조직에 기대야 할 이유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중앙 플랫폼이 쥐고 있던 기능이 개인 단위로 흩어진다는 의미다.

다만 "아직은 불안정하고 리스크가 큰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의 우열이 아니라 타이밍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슈미트 파트너는 "지금 뜨는 것들도 사실 예전부터 있던 아이디어"라며 "폴리마켓도 2024년 전까지는 카테고리 자체가 없었다. 좋은 아이디어냐 나쁜 아이디어냐가 아니라, 시대와 맞아떨어져야 뜬다"고 했다.

벤처캐피털의 평가 잣대도 바뀌었다. 코인 가격이 아니라 '쓰는 사람'을 본다는 것이다. 슈미트 파트너는 폴리마켓을 예로 들며 "그곳에선 자체 토큰을 쓰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동 환전돼 결제가 이뤄진다"며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돈을 들고 오는 구조, 거기에 돈이 모인다는 사실 자체가 선호도의 증거"라고 말했다.

규제는 그의 예상이 빗나간 영역이다.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비트코인의 규제 경로를 주제로 논문을 썼던 슈미트 파트너는 "당시엔 사용보다 투기 목적이 강해 결국 불법 거래 영역으로 밀려날 것으로 봤는데, 지금은 오히려 제도권이 합법화와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며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물자산 토큰화 흐름에 대해서는 새로운 자금조달 체계라는 점에 주목했다. 슈미트 파트너는 "기존 펀딩은 1억원, 300억원처럼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토큰은 수요가 늘어난 만큼 조달 규모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작은 프로젝트에는 혹독한 시간이 될 것으로 봤다. 슈미트 파트너는 "수익 기반이 약한 토큰은 수요가 빠지고, 기관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안정성을 입증할 길이 없다"며 "결국 쓰이지 못하는 단계로 밀려 사라진다"고 했다.

한국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는 "1·2호 펀드는 한국 소싱이 강했고 3·4호는 규제가 정비된 미국 중심이었다. 5호는 어디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가상자산은 만들어질 때부터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국 창업자도 특정 국가가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보고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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