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넘어 새 성장동력 찾는 제약사들… 'K뷰티' 영토 공략
지놈앤컴퍼니, 美 뷰티유통사 인수
타깃·미니소 오프라인 판로 확대
동국제약→DK센텔리안 사명 변경
차세대 성장축으로 뷰티 육성 의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화장품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자체 브랜드 육성에서 벗어나 해외 유통기업 인수와 합작법인 설립, 사명 변경까지 사업 확대 방식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기존 연구개발 역량을 화장품에 접목하는 동시에 글로벌 K뷰티 시장의 성장세를 활용해 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놈앤컴퍼니는 최근 미국 K뷰티 수출·유통기업 올블룸 지분 64.46%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자체 마이크로바이옴 스킨케어 브랜드 '유이크'의 미국 진출을 확대하고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 기반을 넓히려는 목적이다. 올블룸은 타깃과 미니소 등 현지 유통업체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어 오프라인 판로 확대에 활용될 전망이다.
일동제약그룹은 외부 기업과 손잡고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진출한다. 마케팅·브랜딩 기업 나인앤컴퍼니와 합작법인 아이디나인을 설립하고, 일동의 프로바이오틱스·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역량에 나인앤컴퍼니의 브랜드 기획 및 마케팅 역량을 결합하기로 했다. 피부 장벽 관련 원료 '세라글로우'를 활용한 스킨케어 제품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동국제약은 뷰티·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업 정체성까지 바꾸려 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달 12일 사명을 'DK센텔리안'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5년 출시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육성해 온 데 이어 화장품 사업을 기업 차원의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사명 변경안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기존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들도 있다. 동아제약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의 판매처를 올리브영에서 다이소와 군부대마트(PX) 등으로 넓히고 있다. 동화약품은 상처치료제 개발 경험을 접목한 '후시덤'을 다이소에 선보였으며, 대웅제약은 상피세포 성장인자(EGF) 기술을 적용한 '이지듀'를 키우고 있다. 광동제약도 유로리틴A를 핵심 성분으로 내세운 '셀론티아'를 통해 기능성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업별 진출 방식은 인수·합작법인 설립·자체 브랜드 육성 등으로 다양하지만, 연구개발 역량을 소비재에 적용하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한다는 점은 같다.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성분 및 기술 경쟁력을 화장품에 활용하는 동시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망,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넓히는 방식이다.
다만 뷰티 사업이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 진출 자체보다 지속적인 재구매와 해외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제약사 뷰티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기존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뷰티 사업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지만, 화장품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 경쟁력, 마케팅 비용이 성패를 좌우한다"며 "사업 진출 자체보다 반복 구매를 유도하고 해외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수익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