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유행에는 전조가 있다"…트렌드 예견하는 편의점 히트상품 기획자 [fn이사람]
이은보라 이마트24 트렌드연구소 팀장
주말에도 SNS 탐색…작은 유행의 조짐 포착
군 장교 경력…"목표 반드시 달성하는 실행력 배워"
[파이낸셜뉴스] "유행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겨나는 게 아니에요. 작은 움직임이 쌓이다 어느 순간 확 터지는 거죠. 그 조짐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은보라 이마트24 트렌드연구소팀 팀장(사진)은 유행을 남들보다 먼저 포착하는 일을 한다. 편의점업계 경력 17년, 상품기획자(MD) 경력 12년에 달하는 베테랑이다. 현재 지난해 11월 신설된 트렌드연구소팀을 이끌고 있다. 트렌드연구소팀은 하나의 유행을 여러 상품군에 접목하는 '멀티 상품화' 전략을 통해 편의점 히트상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올해 출시한 상품은 누적 150여개, 판매량은 약 630만개에 이른다.
그의 일은 퇴근한다고 무 자르듯 끝나지 않는다. 저녁이든 주말이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살피다 눈에 띄는 콘텐츠를 발견하면, 알림이 가지 않는 별도 채널을 활용해 팀원들과 공유한다. 월요일이 되면 팀원들과 함께 주말 동안 쌓인 수십개의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인공지능(AI) 분석 데이터와 비교한다.
이 팀장은 "개인 SNS 알고리즘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뜨기 때문에 내가 보는 것이 실제 트렌드가 맞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데이터와 교차 검증하면서 유행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선제적으로 포착한 트렌드의 대표적인 예시가 '황치즈'다. 이 팀장과 팀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틱톡 등에서 치즈를 듬뿍 넣은 '치즈과다' 콘셉트의 콘텐츠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SNS 스크리닝과 유명 베이커리 현장 조사를 통해 실제 상품 수요를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2월 발빠르게 황치즈·치즈듬뿍 콘셉트의 '크레이지치즈' 상품 13종을 선보였다. 그 결과 이후 불어온 황치즈 열풍과 맞물려 대표 상품군이 '매출 역주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큰 기대가 없던 상품이 뜻밖의 '대히트'를 치는 경우도 있다. 지난 8월 출시한 '아이스고구마맛탕'이 그랬다. 당시 냉동 디저트는 편의점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상품군이었다. 이 팀장은 "판매 데이터가 없는 상품은 생산을 결정하는 것부터가 난항"이라며 "내부 관계자들에게 직접 상품을 맛보게 하면서 '이 정도 품질이라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기존 냉동 디저트 대비 약 10배 규모로 준비한 초도 물량은 출시 12일 만에 소진됐다.
이 팀장은 편의점업계에 뛰어들기 전 강원도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여군 정훈 공보장교로 근무한 이색 경력도 있다. '지금 아니면 해보지 못할 것 같다'는 호기심에서였다. 이 팀장은 "군에서는 목표가 정해지면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며 "MD도 담당 상품군의 리더로서 여러 사람을 설득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군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트렌드연구소팀은 히트상품의 밑그림을 그리는 설계자"라며 "앞으로도 이마트24에 가면 늘 새롭고 재미있는 상품을 만날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기획 차별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