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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벨, 154조원 통큰 베팅…AI 반도체 판 흔든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광통신 강자 루멘텀 인수…올해 최대 M&A 중 하나
맞춤형 AI칩·광통신 결합…브로드컴과 정면승부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가 광통신 부품업체 루멘텀을 1150억달러(약 155조원)에 인수한다. 올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대응해 반도체와 광통신 기술을 결합하려는 전략이다. 맞춤형 AI 반도체 시장에서 브로드컴과 경쟁하고 있는 마벨이 광통신 기술까지 확보하면서 AI 인프라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마벨은 루멘텀을 기업가치 115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된다. 루멘텀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마벨 주식 4.5주를 받게 된다. 이는 루멘텀 주당 약 1132달러로, 인수협상설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달 28일 종가 대비 약 23.9%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기존 마벨 주주들이 합병회사 지분 약 67%, 루멘텀 주주들이 약 33%를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주주 및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8년 상반기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반도체 수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광통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구리선 기반 연결 방식이 속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하면서 레이저와 광학 부품을 활용한 데이터 전송 기술이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벨은 아마존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 맞춤형 AI 반도체와 네트워크 기술을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2021회계연도 30억달러였던 연간 매출은 2026회계연도 82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시가총액도 170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구글의 AI 프로세서와 함께 사용되는 반도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2033회계연도까지 최대 12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며, 구글은 마벨 지분 122억달러어치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번 인수로 브로드컴과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브로드컴은 구글의 핵심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 파트너로, 반도체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마벨은 루멘텀의 레이저와 광트랜시버 기술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와 광통신 솔루션을 통합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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