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첩보로 모스크바 박물관 테러 모의 10대 체포…러시아, 미국에 "공개 감사"
주모스크바 미 대사관의 테러 경보 발령 하루 만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용의자 검거
틱톡에 전술복·자동화기 사진 올린 10대, 네오나치 텔레그램 채널 가입 및 과거 테러 검색
과거 바이든 정부 시절 테러 경보 무시했던 푸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잇따라 정보 협력 강화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보당국의 결정적인 첩보 제공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이 모스크바의 주요 박물관을 겨냥한 10대 청소년의 테러 모의를 사전에 차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양국 갈등이 깊은 상황에서도 테러 방지를 위한 정보 협력이 이뤄져 주목을 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모스크바 남부의 유적지인 '차리치노 박물관' 보호구역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계획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국적의 10대 미성년자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는 주모스크바 미국 대사관이 지난 10월 31일 성명을 통해 차리치노 박물관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위협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보안 경보를 발령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당시 미 대사관의 경보 발령 직후 공원 출입이 통제되고 행사가 취소되는 등 긴급 보안 조치가 시행됐다.
FSB는 미국 사법당국이 공유한 정보 덕분에 용의자를 붙잡을 수 있었다며 "정보를 제공한 미국 측에 감사하다"라고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조사 결과 이 청소년은 틱톡에 전술복과 복면을 착용한 채 자동화기와 유사한 물체를 들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으며, 박물관 보호구역에서 찍은 사진에 "장소를 찾았다"라는 캡션을 달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텔레그램의 네오나치 채널을 구독하고 테러 및 폭력 행위를 집중적으로 검색한 기록이 확인됐다.
미국이 러시아에 테러 첩보를 제공하고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였던 2017년에도 미국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대성당 테러 계획을 러시아에 알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감사를 표한 바 있다.
반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4년 3월 미국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크로커스 시티홀 습격·사망자 140여명) 가능성을 경고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이를 도발로 일축하며 무시했다가 대형 참사를 막지 못했다.
외신들은 이번 미국의 첩보 제공과 FSB의 이례적인 감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제재 완화 등 양국 관계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산 경유 구매 재개 등으로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양국 정보 당국이 테러 대응을 고리로 밀착하는 모양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