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빌라서 합숙하며 '조건만남' 사기…17억대 피싱조직 적발
조건만남 미끼로 가입비·보증금 편취
차명계좌 19개 동원해 수사망 피해
조직원·대포계좌 명의자 24명 송치
[파이낸셜뉴스] 태국 방콕에 거점을 두고 허위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하며 17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피싱범죄 조직원과 대포계좌 명의자 등 24명이 서울동부지방공소청에 넘겨졌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7월부터 9월 15일까지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조직원 10명과 대포계좌 명의자 14명 등 총 24명을 서울동부지방공소청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9명은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캄보디아·베트남·태국 등지에서 허위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입비와 예약금 등 각종 명목으로 피해자들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조직은 태국 방콕의 4층 빌라 전체를 임차해 숙소와 사무실로 사용했다. 컴퓨터와 대포폰 등 범행 장비를 갖추고 총책과 총괄, 팀장,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구글과 텔레그램, 해외 포털사이트 등에 광고를 올려 상담 조직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상담원들은 1~3차로 역할을 나눠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처음에는 데이트 매칭 가입비 명목으로 2만원을 요구한 뒤 예약 보증금과 보안인증비, 시스템 복구비 등을 추가로 받아냈다. 입금한 돈을 돌려주겠다고 피해자를 안심시키면서 점차 더 큰 금액을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
범행에는 차명계좌 19개가 동원됐다. 조직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약 2주마다 계좌를 교체했으며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편취금 일부를 돌려주기도 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1명으로 피해액은 약 5억원이지만 경찰은 범행 계좌 분석 결과 전체 피해액이 약 17억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태국 경찰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은 지난 6월 국가정보원과 송파경찰서로부터 범죄조직 첩보를 입수해 태국 측에 전달했다. 이후 태국 경찰과의 합동 작전으로 6월 22일 방콕에서 조직원 7명을 검거했다.
검거된 조직원들은 지난 7월 16~8월 5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컴퓨터와 휴대전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이동형저장장치(USB) 등 압수물 53점도 확보했다. 현지 단속 당시 체류기간 연장을 위한 이른바 '비자런'으로 일시 귀국했거나 조직에서 이탈한 조직원 3명도 추가 검거했다.
경찰은 송치된 24명 외에도 범죄 혐의가 확인된 12명을 대상으로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접촉한 상대방이 가입비나 수수료, 송금 등을 요구하면 피싱범죄를 의심해야 한다"며 "의심스러운 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는 즉시 종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