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 5일 가동… 찬성 주민단체 불참에 대표성 논란
제주도, 전문가·이해관계인 13명 구성
찬성단체 추천 거부… 경제계 인사 참여
공항 찬반 아닌 도민 의견수렴 절차 논의
내년 2월 도지사에 결과 전달 예정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도민 의견수렴 방식과 절차를 논의할 갈등조정협의회가 오는 5일 첫 회의를 연다. 전문가와 이해관계인 등 13명으로 구성됐지만 건설 찬성 주민단체가 위원 추천을 거부하면서 출범 전부터 대표성 논란이 불거졌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가칭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는 5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제1청사 백록홀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다. 당초 10월 29일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이해관계자 참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일주일 늦춰졌다.
협의회는 갈등조정 전문가 7명과 이해관계인 4명, 관계 공무원 2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제주도는 국무조정실 지정 갈등관리 전문기관 5곳에서 각각 3명씩 추천받은 전문가 15명 가운데 무작위 추첨으로 조정위원 7명을 선정했다.
조정위원에는 박철곤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장, 김학린 의료혁신위원회 시민패널 운영위원장, 전형준 한국갈등해결센터 공공본부장, 주재복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 김미경 갈등&치유 플랫폼 너울 대표, 박혜연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조은영 경기연구원 의정연구센터 연구위원이 참여한다.
이해관계인 4명에는 공항 예정지 마을이 추천한 김형주 전 난산리장과 제주지역총학생회연합회가 추천한 양유준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추천한 진희종 전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 제주도관광협회가 추천한 이재성 제주상공회의소 청년부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관계 공무원으로는 송창윤 제주도 소통·제2공항담당관과 강희경 환경정책과장이 참여한다.
쟁점은 찬성 주민단체의 불참이다. 제주도는 찬성단체들에 위원 추천을 요청하고 참여를 설득했지만 제주 제2공항 범도민 추진위원회 등은 추천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제주도관광협회가 추천한 경제계 인사가 참여하게 됐다.
제주 제2공항 범도민 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협의회 구성이 새로운 갈등과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미 정부의 기본계획 고시를 거친 국가사업인 만큼 남은 법정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건설 반대단체는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환영하며 주민투표 등 도민 의사를 확인할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협의회는 제2공항 건설의 찬반 여부를 직접 결정하지 않는다. 공항 건설과 관련된 주요 정보를 도민에게 어떻게 제공하고,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할지 논의하는 자문기구다.
첫 회의에서는 위원장을 선출하고 운영규칙과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한다. 위원 전원 합의를 우선하고 합의가 어려우면 일정한 의결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운영규칙은 협의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월 2~3차례 회의를 열어 정보 공개 범위와 의견수렴 방식, 절차 등을 논의한다. 필요하면 전문가 설명회와 쟁점별 토론회도 진행한다.
협의회는 2027년 1월까지 논의를 마치고 2월 중 결과를 도지사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협의회가 제안한 절차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도민 의견수렴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제주 제2공항은 2015년 정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후보지로 발표한 이후 11년째 찬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9월 약 551만㎡ 규모의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했으며,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 추진 주체는 국토교통부다. 제주도가 마련할 도민 의견수렴 결과가 국가사업의 의사결정과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송창윤 제주도 소통·제2공항담당관은 "협의회는 제2공항 건설사업의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도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공정한 의견수렴 방식과 절차를 논의하는 자문기구"라고 설명했다.
협의회가 출범하더라도 일부 찬성 주민단체의 불참으로 대표성과 논의 결과의 수용성 문제는 남는다. 도민 의견수렴 절차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그 결과를 국토교통부의 사업 추진 과정에 연결하는 일이 협의회의 핵심 과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