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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에너지전환 '요금 장벽'… 위성곤 지사, 히트펌프·ESS 제도개편 촉구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도, 히트펌프 2400세대 보급 계획
배전망 ESS 8곳·7.1MW 운영 중
정부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추자해상풍력 1.79GW 국가계획 건의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2일 제주시 시리우스호텔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100GW 시대를 위한 전력산업 선진화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위 지사는 공기열 히트펌프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망 이용료 기준 개선을 제안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2일 제주시 시리우스호텔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100GW 시대를 위한 전력산업 선진화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위 지사는 공기열 히트펌프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망 이용료 기준 개선을 제안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공기열 히트펌프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고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전력망 이용료 기준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 지사는 지난 2일 오후 제주시 시리우스호텔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100GW 시대를 위한 전력산업 선진화 포럼'에 참석해 제주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요금제와 전력망 운영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전기학회와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주관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전력거래소·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가 후원한 이번 포럼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운영체계 개선과 전력계통의 수용능력 확충 방안이 논의됐다.

위 지사가 우선 제기한 문제는 주택용 공기열 히트펌프의 전기요금이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외부 공기의 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도시가스 보급률이 낮은 제주에서는 화석연료 난방을 대체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그러나 주택용 전기요금을 적용하면 겨울철 사용량 증가에 따른 누진요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누진제가 없는 일반용 요금제를 선택하면 난방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계절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기본요금을 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제주도는 올해 2400여 세대에 공기열 히트펌프를 보급할 계획이다. 위 지사는 "난방 수요가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특성을 반영해 계절별 기본요금을 차등 적용하거나 히트펌프 전용 요금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 2일 제주에서 열린 전력산업 선진화 포럼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전력산업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날 논의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전력망 운영 개선과 전기요금 제도, 에너지저장장치 활용 방안 등이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 2일 제주에서 열린 전력산업 선진화 포럼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전력산업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날 논의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전력망 운영 개선과 전기요금 제도, 에너지저장장치 활용 방안 등이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배전망 ESS의 망 이용료도 개선 대상으로 제시했다. ESS는 재생에너지 전력이 남을 때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에 공급하는 설비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변동하더라도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활용된다.

제주에서는 4개 사업소가 8개 시설에서 총 7.1MW 규모의 배전망 ESS를 운영하고 있다. 위 지사는 양수발전과 송전망 ESS에는 망 이용료 면제 기준이 적용되는 반면, 배전망 ESS가 전기를 충전할 때는 일반 전력소비와 같은 기준으로 이용료가 부과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전력망 이용료는 한국전력의 송·배전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비용이다. 배전망 ESS는 전력을 저장해 전력망 혼잡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충전 과정에서는 전기를 소비하는 시설로 취급돼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문제는 제주에 국한되지 않은 전국적인 전력산업 현안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월 배전망 포화지역에 설치돼 계통 혼잡 완화에 기여하는 ESS에 대해 충전 시 망 이용료 부과를 유예하는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배전망 ESS에 대한 일괄적인 면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위 지사는 "배전망 ESS의 전력망 안정화 기여도를 요금체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저장장치의 역할에 맞는 제도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추자해상풍력의 국가 전력망 연계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1.79GW 규모로 추진되는 추자해상풍력은 지난 9월 기본조사를 마쳤다. 제주도는 사업 추진을 위해 국가 전력망 연계와 전력가격 경쟁력 확보, 주민 이익공유 조건의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일 제주시 시리우스호텔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100GW 시대를 위한 전력산업 선진화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전기학회와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는 2030년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산업 제도와 운영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 2일 제주시 시리우스호텔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100GW 시대를 위한 전력산업 선진화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전기학회와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는 2030년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산업 제도와 운영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 지사는 "추자해상풍력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부가 장기적인 전력 수요와 발전설비 확충 방향을 정하는 국가계획이다. 현재 추자해상풍력의 계획 반영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도 연결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국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보급을 목표로 전력망 수용능력 확충과 ESS 활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리는 동시에 생산한 전력을 저장·활용할 수 있는 전력시장과 요금체계를 정비하는 일이 과제로 제시된 상황이다.

포럼에서는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산업 대응 방향을, 최영민 전력거래소 실장이 전력계통 운영체계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신훈영 홍익대 교수는 전력망 수용능력과 운영 제약을, 김은철 전력거래소 팀장은 분산된 발전설비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의 활용 전략을 설명했다.

위 지사는 "제주의 에너지전환을 가속하려면 국가의 제도 개선과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추자해상풍력의 국가계획 반영과 전력산업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주가 제기한 히트펌프 요금제와 배전망 ESS 이용료 문제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전력망 안정화 기여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와 맞닿아 있다. 국가 차원의 요금체계 개편과 전력망 투자 기준이 구체화돼야 제주에서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사업의 실행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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