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 속 '대장 선종 3개, 제거'…다음 검사는 언제? [헬스체크]
[파이낸셜뉴스] 대장내시경 결과지에 '선종 3개, 모두 제거'라고 적혀 있다면 다음 검사는 언제 받아야 할까. 지금까지는 선종 개수가 주된 기준이었다. 그런데 같은 3개라도 크기에 따라 위험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김정·배정호·서지연 교수 연구팀은 대장내시경에서 발견된 1cm 미만의 작은 선종도 개수와 크기에 따라 향후 진행성 대장 병변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소화기 분야 국제학술지 '가스트로엔테롤로지(Gastroente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대장 용종은 대장 안쪽 점막에 생기는 혹이다. 이 가운데 선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가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제거와 관리가 필요하다. 선종을 뗀 뒤 다음 대장내시경 시기는 보통 선종의 개수와 크기, 조직검사 결과를 따져 정한다. 하지만 1cm 미만의 작은 선종은 주로 개수만으로 추적검사 시기를 나눠 왔고, 같은 개수라도 크기에 따라 위험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04~2023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대장내시경을 두 차례 이상 받은 50~75세 성인 1만6870명을 분석했다. 대상은 크기가 1cm 미만이고 조직검사에서도 진행성 특징이 없는 '비진행성 선종'이었으며, 선종이 11개 이상인 경우는 제외했다.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은 5.3년이었다.
연구팀은 첫 검사에서 발견된 선종 개수에 따라 대상자를 선종이 없는 그룹과 1~2개, 3~4개, 5~10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추적검사에서 1cm 이상 선종, 조직검사상 진행성 특징이 있는 선종, 대장암이 새로 발견되는지를 살폈고, 이를 묶어 '진행성 대장 병변'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첫 검사에서 선종이 많았을수록 이후 진행성 대장 병변 위험이 높았다. 5년 누적 발생률은 선종이 없는 그룹 1.3%, 1~2개 그룹 4.0%, 3~4개 그룹 5.3%, 5~10개 그룹 10.1%였다. 나이와 성별, 기저질환 등을 보정한 발생 위험은 선종이 없는 그룹에 비해 1~2개 그룹 1.64배, 3~4개 그룹 2.75배, 5~10개 그룹 5.21배였다.
선종이 1~4개인 경우에는 개수가 같아도 크기에 따라 위험이 갈렸다. 선종이 모두 5mm 이하인 경우보다 6~9mm 선종이 하나라도 섞인 경우 진행성 대장 병변 발생률이 더 높았다. 반면 선종이 5~10개인 경우에는 크기와 관계없이 위험이 높았다.
서지연 교수는 "1cm 미만 선종은 개수가 많을수록 진행성 대장 병변 위험이 높았고, 특히 1~4개인 경우에는 크기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며 "대장내시경 추적검사에서는 선종의 개수와 크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정호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의 질이 높아지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검사가 도입되면서 작은 선종 발견이 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선종 개수와 크기에 따른 위험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개인별 위험도에 맞는 합리적인 추적검사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작은 선종의 개수뿐 아니라 크기에 따른 위험 차이까지 함께 분석해 진행성 대장 병변 위험을 더 세밀하게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서지연·배정호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 김정 교수와 김희연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